[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금융위기 이후 악전고투를 지속하고 있는 해운업계에 회생 신호가 켜졌다.
관련 업계의 자금 수요가 살아나는 한편 기존 여신에서 발생한 금융권 손실이 감소, 5년간 이어진 불황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금융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의 여신 규모가 세계 1~2에 해당하는 노디어은행과 DNB ASA의 2분기 관련 여신의 손실 규모가 전분기에 비해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들 은행의 해운업체 관련 영업이익이 최근 7분기 가운데 최고치로 늘어나면서 관련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노디어은행의 크리스틴 클로센 최고경영자(CEO)는 “해운 업계의 여신과 관련된 손실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감소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은행 수익성에서 해운업 관련 손실은 더 이상 골칫거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 하강 속에 해운 업계는 1970년대 이후 최악의 불경기를 맞았다.
경기 부진과 함께 운임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한편 선박의 공급 과잉까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 때문에 주요 업체들은 기존 부채의 원리금 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해운 업계의 침체는 이들 업체와 자금 거래가 높은 금융업계로 고스란히 이전됐고, 노디어와 DNB, 독일의 HSH 노드방크, 코메르츠방크 등 주요 은행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코메르츠방크를 포함한 일부 금융회사는 해운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자 관련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비즈니스를 지속한 금융권을 통해 턴어라운드 조짐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해운 업계 여신 2위 은행인 DNB의 2분기 손실액은 33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43% 급감했다. 이는 최근 4분기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다.
노디어는 2013년을 기점으로 해운 업계의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박 수급이 균형을 찾으면서 운임 상승 등 수익성 향상을 이끌 수 있는 호재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특정 업체에 집중될 수 있고, 중국 저성장을 포함해 글로벌 경기 부진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