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지난 지금 이병헌은 벌써 세 번째 할리우드 작품을 들고 국내 팬들과 만나고 있다. 올해만 두 번째 영화. 앞서 올해 3월 ‘지.아이.조2’에서 보다 폭넓은 연기를 선보인 이병헌은 ‘레드’의 속편에서 안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캐서린 제타 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8일 개봉한 ‘레드:더 레전드’는 은퇴는 했지만 몹시 위험한 일급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액션영화다. 2010년 개봉한 전작을 잇는 이번 작품은 최악의 살상무기 ‘밤 그림자’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뭉친 전직 CIA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톱스타들과 호흡한 이병헌은 반전 매력을 숨긴 킬러 한조배를 열연했다.
‘퍼시픽 림’ ‘감시자들’ ‘미스터 고’ 등 만만찮은 라이벌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레드는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순항 중이다. 전작이 은근 입소문을 탔던 작품인 데다 이병헌이 전격 출연한 것이 관객을 움직였다. 이병헌의 연기 폭이 아직 액션에 붙잡혀 있는 점은 아쉽지만 그가 내뱉는 한국어 대사만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팬이 적지 않다. 본인의 말처럼 할리우드 배우로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니 조급할 필요는 전혀 없다.
‘레드:더 레전드’는 이야기의 짜임새와 백전노장 특수요원들의 둔탁한(?) 액션이 가장 큰 매력이다. 때로는 파워풀하게, 때로는 물 흐르듯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액션과 적절하게 튀어나오는 코믹한 요소가 따분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야기의 템포가 살짝 빠른 감이 있으나 영화를 관람하는 데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지금까지 할리우드 출연작품에서 모두 웃통을 벗어던진 이병헌의 몸매가 궁금한 열혈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