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작년이어 최악...코넥스도 도움안돼
[뉴스핌=백현지 기자] 장기화된 증권업계 불황으로 인해 기업공개(IPO) 관련 부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인원 감축을 넘어 존폐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IPO시장이 사상 최악의 혹한기로 평가됐던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IPO 공모 규모는 1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옛 대한생명) 두 기업의 공모 규모만 6조7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이보다는 줄었지만 4조2200억원에 달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공모규모가 1조원을 간신히 넘기며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공모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연초에는 SK루브리컨츠와, 현대로템 등 대어급 상장으로 3조원 가량을 기대했으나 증시급락과 시장환경의 변화로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개장한 코넥스 시장도 증권사 IPO부서에게 당장 수익을 안겨주지는 못한다. 일만 늘고 수익은 없는 시장이다.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된 한 중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말하기 어렵지만 코넥스 지정자문인 업무는 실비 수준"이라며 "코스닥 상장이나 자금 조달 이슈가 없으면 사실상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이로인해 증권가 일각에서는 IPO 관련 부서 존폐론까지 나오고 있다. 회사에서 인력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때마다 관련부서 직원들은 가슴을 졸여야하는 형편이다.
한 증권사 IPO팀 관계자는 "IPO시장이 정점을 찍은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우량 기업들이 줄이어 상장하며 이와 관련해 재미를 본 중소형증권사를 중심으로 (IPO 관련)인력을 확 늘렸다"며 "하지만 불황이 지속되니 인력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IPO관련 인력이 감소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의 현재 IPO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본부내 ECM팀은 총 13명이다. 올 상반기 IPO실적이 전무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KB투자증권은 지난 1년간 19명에서 13명으로 줄였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지만 자연 발생 결원을 충원하지 않았다는 게 KB투자증권측의 설명이다.
KDB대우증권의 IPO부서도 13명이다. KDB대우증권은 현대로템이라는 대어급 업체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됐지만 현재 상장 일정이 불확실하다.
지난해 혹한기를 거치면서도 인원감축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우리투자증권의 IPO인력은 총 29명에 달한다. 하지만 인력만큼의 수익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올 상반기 우리투자증권이 코넥스를 제외하고 상장관련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은 약 15억원에 그쳤다.
ECM부서 내에서 IPO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IPO전담 인력이 없는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ECM 부서는 총 24명이다. ECM부서 내 구성된 2개의 팀은 IPO 전담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올 상반기에 벌어들인 상장 수수료는 10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 IPO관련 인력, 특히 차장급 이상의 인력들의 이탈이 많았다"며 "수익이 나지 않으니 연봉이 높은 인력들부터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현재 최소인원만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