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후 고액 강연 다수..그린스펀은 퇴임 1주도 안돼 행사 뛰어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대통령을 포함, 미국 정부에서 복무했던 고위 공무원들은 '박봉(?)'의 봉사를 끝내면 곧바로 강연 시장에서 뛰곤 한다. 모시려는 곳이 많다보니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있다. 높은 수준의 강연료를 챙기는데다 공직에서 떠나자마자 잦은 '행사'로 돈을 벌다보니 때론 그 신속함과 영민함에 혀를 내두르게도 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의 90회 생일을 맞아 이스라엘을 방문, 연설하는 댓가로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를 받았다.
특히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인 전국유대인기금(NSF)이 이 금액을 지불한 것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내에선 논란이 일었다. NSF의 이스라엘 내 위상은 대통령만큼이나 높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번 지불 건으로 중립적이며 깨끗하기로 유명했던 단체의 명성에 흠집이 났다고 주장했다. 페레스 대통령의 생일 축하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 외에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미하엘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도 참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워낙 몸값은 높기로 유명하다. 강연료는 건당 평균 18만달러 정도 되며, 2011년에는 강연수입민 1340만 달러에 달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오른쪽)(출처=타임) |
관계자에 따르면 가이트너 전 장관은 지난달 도이체방크가 영국에서 연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2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가이트너 전 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이라든지 자신이 공직에 있을 때 알고 있던 것을 충분히 활용해 '장사'를 했다.
이 자리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마이로 몬티 전 이탈리아 총리 등도 함께 참석했다.
가이트너 전 장관은 지난 4월 블랙스톤의 연례 주주총회에도 참석했으며, 5월엔 워버그 핀커스의 연례 주총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모펀드 그룹 행사에선 10만달러 가량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펀드들은 주총을 화려하게 치르고자 하며 이를 위해 특히 거물급 유력인사(big shot)를 유치하는데 공을 들이며 경쟁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9월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창업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참석시켜 질의응답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출처=가디언) |
FT는 그러나 공직을 떠나자 마자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경우 연준을 떠난 지 1주도 안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법인인 리먼브러더스가 헤지펀드 고객들을 물러 모은 디너 행사에서 25만달러를 받고 강연을 하기도 했다.
반면 이런 '관례(?)'는 미국 외 지역에선 비교적 적은 편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3월 퇴임 당시 "적어도 6개월 동안은 일본의 통화정책 및 자신의 공직 경험과 관련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