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구스카 대폭발'을 다룬 스미소니언 채널 다큐멘터리 중에서 [사진=유튜브 캡처] |
오랜 기간 학자들을 괴롭혀온 ‘퉁구스카 대폭발’은 1908년 6월30일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카 강 상류에서 일어났다. 거대한 불덩이가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무려 2150㎡에 달하는 숲이 날아가 버렸다.
‘퉁구스카 대폭발’의 위력은 대단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터진 사고였지만 5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땅울림을 느낄 만큼 파괴력이 어마어마했다. 단순히 계산해도 히로시마 원폭의 1000배에 달하는 폭발력이었다. 사고 뒤 현장에서는 죽은 순록이 떼로 발견됐고 쓰러진 나무들이 수 없이 이어졌다.
전대미문의 대폭발은 그 원인을 알 수 없었기에 미스터리로 통해 왔다. 러시아는 물론 각국 학자들이 현장을 찾아 원인을 조사했지만 105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간 제기된 ‘퉁구스카 대폭발’의 원인은 혜성, 미확인비행물체(UFO), 외계인, 운석 등 매우 다양했다. 혜성 폭발이 유력했지만 대부분 얼음으로 구성된 혜성이 폭발했을 때 남아야 할 증발 흔적이 없었다. 일부는 운석 폭발설을 주장했지만 운석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졌다.
‘퉁구스카 대폭발’의 원인이 운석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밝혀낸 주인공은 미국과 독일, 우크라이나 공동연구팀이다. 이들은 최신 화상분광기술을 이용해 사고현장에서 미세한 운석 흔적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사고가 일어난 해 여름의 것으로 보이는 이탄층(완전히 분해되거나 부패하지 않은 식물이 진흙과 함께 쌓인 토층)으로부터 미세한 단편을 채취한 뒤 이를 화상분광기로 분석했다. 그 결과 단편에서 다이아몬드와 육방정 다이아몬드(론스데일라이트, lonsdaleite), 그라파이트 등 탄소광물 합성체를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다이아몬드보다 강한 론스데일라이트는 탄소 함유 물질이 순간 폭발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이라며 “자연계에서는 특히 운석이 지구에 떨어질 때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채취한 론스데일라이트를 분석한 결과 운석에 함유된 화합물이 발견됐다. 철의 황화광물(황과 금속의 화합물)인 트로일라이트(troilite)와 철과 니켈 합금 티나이트(taenite)가 포함돼 있었다”며 “현장에서 채취한 이탄층에 이 물질들이 포함됐다는 것은 ‘퉁구스카 대폭발’의 원인이 운석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 조사 결과는 ‘퉁구스카 대폭발’의 오랜 미스터리를 풀어낸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결과가 정설로 자리하기까지 절차가 남아있으나 대폭발의 원인을 규명한 대단한 발견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