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자금 경색의 여파가 불황인 조선 업계에까지 미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에 소재한 룽성중공(熔盛重工) 조선소. |
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조선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금난과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일부 조선 업체가 임금 지불을 미루면서 급기야 시위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일재경일보는 중국 민영 조선업체인 룽성중공(熔盛重工) 직원들이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체불 임금 정산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룽성중공의 한 직원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3월부터 회사가 임금 지급을 미루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임금 체불기간이 3~5일 이었다가 2~3개월로 임금 지급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하루 일당이 180위안(약 3만3500원), 1개월치 임금이 5000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연체된 임금이 2만 위안(약 373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아웃소싱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룽성중공의 직원수는 6000여명, 아웃소싱 노동자들은 대략 1만3000명에 달한다.
룽성중공은 일부 대출금 상환과 선박 건조 비용 상승 탓에 회사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선박 한척을 건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은행 대출이 80%, 선주가 지급한 금액이 20%를 차지, 은행이 선박 건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룽성중공이 자금난에 빠진 근본적인 원인으로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금융권의 자금난과 대출 감소, 선주들의 자금 부족을 꼽고 있다.
여기에 룽성중공의 최근 영업 실적 급감도 자금 사정이 악화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룽성중공은 전년 동기대비 50%나 줄어든 79억6000만 위안의 영업 수입을 달성했으며 적자 규모도 5억7000만 위안에 달했다.
룽성중공의 한 관계자는 "2008년만 해도 영업 상황이 안정적이었지만 작년 6월부터 조선 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중소 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룽성중공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룽성중공의 경영난은 세계 조선업계의 침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5월 중국 전체의 선박 건조량은 1719만 중량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23.7% 줄었으며, 수주한 선박 주문량도 1만351만 중량톤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이밖에도 올해 1~5월 중국 조선 업계에서 80개 기업의 영업 수입이 22.4% 급감한 841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 조선업계가 전반적인 침체를 나타냄에 따라 룽성중공도 올해 1분기 지난해 6억 위안에 이어 4900만 위안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선주협회 장서우궈(張守國) 부회장은 "현재 중국 조선업계 적재량은 이미 시장 수요의 30%를 초과한 상태"라며 "향후 몇 년간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고 해도 생산 과잉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재경일보는 4일 룽성중공의 장쑤(江蘇)성 난퉁(南通) 조선소에서 임금 체불로 시위하던 1만1500여명의 직원들이 이틀간의 농성을 마치고 철수한 상태라며, 룽성중공이 조만간 3000명 이상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