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엔둥 부총리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의
[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정전 60주년을 맞아 중국 측에 중국군 유해 360구의 송환을 제안했다고 청와대가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칭화대에서 연설에 나서기 전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 겸 국무위원과 환영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이번 중국 방문을 '심신지려(心信之旅)'라고 표현했는데 그만큼 취지에 맞게 신뢰를 갖고 두 나라 간에 우의를 다진 것에 대해 굉장히 감명이 깊다"며 "그런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빠진 것이 조금 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군인 유해가 한국에 360구가 있다. 한국 정부에서 그동안 잘 관리해왔다"며 "그런데 중국 유족이나 가족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클 것 같다. 그래서 유해를 송환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류 부총리는 "박 대통령께 너무 감사하다. 한국 정부의 특별한 배려와 대통령의 우의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며 "'비가 떨어지는 것처럼 멀리 가더라도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가족들이 (유해를)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한 "제가 바로 시 주석께 보고 드리겠다. (유해 송환은) 한·중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뜻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1981년 이래 남한에서는 중국군 유해 403구가 발굴됐으며 이 가운데 1981∼1991년에 42구, 1997년에 1구 등 43구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중국 측에 송환됐다. 이후 남은 360구는 경기 파주에 있는 적군묘지에 북한군 묘들과 함께 임시 매장돼 있다.
1997년 이후에는 우리 측 송환 제의에 중국 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이들 유해를 임시매장 중인 상황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서 나름대로 묘를 잘 관리하는 중"이라며 "망자들의 유해가 계속 이국땅에 묻혀있도록 방치하는 것은 그들의 유족, 후손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