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경제수석 현지브리핑…"2단계 양허협상으로 나갈 것"
[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가속도가 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1단계 협상을 올해 내에 매듭짓겠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가급적 연내에 모델리티(Modalities·협상의 세부원칙)에 관한 1단계 협상을 마무리짓고 2단계 양허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에 바로 부산에서 한·중 간 6차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며 "한·중 FTA와 관련해 양국 정상이 공동선언문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까지 비중있게 다룬 것으로 봐서 양국 실무자한테는 상당한 인스트럭션(instruction·지침)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단계 모델리티 협상이 구체화되면 될수록 2단계 양허협상은 더욱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FTA 협상에서는 서로 주고 받을 것을 설정하는 양허협상에 바로 돌입하지만 한·중 FTA의 경우 준비단계로 전체 협상의 골격을 먼저 논의하는 모델리티 협상부터 진행 중이다. 한·중은 그동안 1단계로 다섯 차례의 협상을 벌여왔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FTA' 체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조속히 1단계 모델리티 협상을 마무리하고 2단계 협상에 진입키로 합의했다
전날 확대정상회담에서 FTA를 의제로 처음 거론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중국 측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한 FTA는 가장 중요한 의제이다. 양국이 함께 노력해 신뢰를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서로 윈-윈하는 높은 수준의 FTA를 곧 성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중 협력이 동아시아 경제협력의 중심이 돼야 하고 이를 뒷받침해 줄수 있는 것이 FTA다. 그래서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력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은 한·중 정상이 양국 간 통화스와프 만기를 2017년 10월까지 3년 연장키로 합의한 데 대해 "양국이 경제협력뿐 아니라 통화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에 안정성을 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만기 이후 통화스와프 존속기간의 추가 확대를 검토키로 한 데 대해서도 "이것을 미리 5년으로 연장하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실무진이 이미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것이 곧 사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필요시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한다는 문구와 관련해선 "사실 규모에 대해서는 이번에 분명하게 마무리짓지는 못했다"며 "조금 더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분명히 동의했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이냐는 부분은 조금 더 양국이 실무자 간에 논의를 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과 우리나라 경제사절단과의 조찬 간담회에 대해 "한·중이 내수시장을 좀 더 활성화시키고 이 시장에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자는 것이 화두였다"고 소개했다.
이날 조찬 간담회에선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우한(武漢)에 에틸렌공장을 완공하고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지난 7년간의 경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조 수석은 이에 대해 "중국이 석유화학 시장과 관련해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중동계나 석유 채굴권을 갖고 있는 석유메이저 외에는 외국에 파트너 합작을 허용한 적이 없다"며 "이번에 SK에 처음으로 내수시장을 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베이징의 물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데 세계담수시장의 40%를 갖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다롄(大連) 쪽에서부터 해수를 끌어들여 담수화해 베이징의 식수난을 해결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라며 "이런 쪽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늘 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많이 소개됐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