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인규 기자]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날, 갑자기 알수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몸부림을 치며 좀비(살아있는 시체)로 변하더니 사람들을 물어 뜯는다. 좀비에 물린 사람들은 10초~몇분안에 좀비로 변해 다른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공격한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대재앙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위기에 놓이게 되고 전 UN분쟁조사원 제리(브래드 피트)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발병 원인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며 죽을 고생을 한다.
뉴욕타임스와 아마존닷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맥스 브룩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월드 워 Z(World War Z)'(감독 마크 포스터)는 스케일이 커진 좀비영화이자 재난영화다.
영화 판권을 손에 넣기위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치열한 경쟁을 했던 제작자이자 주연배우인 브래드 피트는 '더 강해진 좀비'와 '인류 멸망 위기'라는 두가지 재료를 섞어 관객을 유혹한다.
일단 '월드 워Z'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기존의 느릿느릿 걷는 '싸워볼만한 좀비'들과는 전혀 다른 슈퍼 파워를 자랑한다. 이 영화속 좀비들은 '28일후'(2003년 개봉)나 '나는 전설이다'(2007년 개봉),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나오는 좀비들보다 더 빠르고 강해 곳곳에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과 액션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속 거대한 벽처럼 도시를 성처럼 둘러싸 보호하던 이스라엘이 좀비들에게 습격받아 무너지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또 대재난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정보들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과 중간중간 어색하지 않은 유머를 섞어 넣은 것도 매끄럽다.
그러나 슈퍼파워 좀비들이 초반에 너무 많은 힘을 쏟은 탓인지 이들의 활약(?)은 중반을 넘어가며 실종되고, 영화는 급속하게 힘을 잃어간다.
42.195km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 선수가 단거리 선수처럼 전력질주로 전환점을 돌고는 갑자기 느릿느릿 걷어가는 모양새다.
엔딩에서 브래드 피트는 "인류 대재난은 끝난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속편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뒀다.
좀비들의 엄청난 속도와 스릴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3D로 보시길. 15세 이상 관람가. 20일 개봉.
[뉴스핌 Newspim]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