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자산 동반 약세 "붕괴 아냐"
- 주요지수, 낙폭 키워…다우 이틀새 550포인트 빠져
- 채권, 통화, 주식 등 글로벌 시장, 직격탄 '휘청'
- 미국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 큰폭 증가
- 미국 기존주택판매, 3년반래 최고치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맥없이 쓰러졌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 벤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시행 언급 이후 본격적인 매도세가 터져나오면서 다우지수는 350포인트 수준의 낙폭을 키웠다. 이틀간 무려 550포인트 이상 빠진 셈이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한층 분명하게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34%, 353.95포인트 떨어진 1만 4758.24선까지 후퇴했고 S&P500지수는 2.50%, 40.74포인트의 낙폭을 보이며 1588.19로 물러섰다. 나스닥지수도 2.28%, 78.57포인트 급락하며 3365.63에 장을 마쳤다.
전일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지난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는가 하면 금값은 6% 이상 추락, 지난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300달러대를 하회했다. 달러화는 모든 통화대비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몸통째 휘청였다.
유럽 증시도 그 여파에 휘둘리며 3% 가량 빠졌고 일본 니케이지수가 2% 수준의 하락을 보이는 등 '버냉키 충격'의 예외는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이머징 시장에서는 투자자금의 회수가 진행되면서 최근 3주간 투자자산 중 190억 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충격을 고스란히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머징치 강세 흐름이 이미 끝났다고 선언함으로써 자금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HSBC에 따르면 6월 중국 제조업PMI 잠정치는 48.3으로 집계돼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을 확대시켰다. 이는 전월 확정치인 49.2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2개월 연속 확장-위축 분기점인 50을 하회하면서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9월 중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시장전략가는 "시장에 의미있는 조정이나 매도세 지속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현재 흐름은 필수적인 재조정으로 시장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잔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FOMC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며 "오는 12월경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들마저 투자자들에게는 분위기 반전을 꾀할 계기가 되지 못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다시 예상을 웃도는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이번 분기 고용시장의 회복이 순조롭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1만 8000건 늘어난 35만 4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주의 33만 6000건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34만건 역시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주 이동평균선도 지난주 34만 5750건에서 34만 8250건으로 늘어났다.
또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마킷에 따르면 6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52.7을 하회함으로써 미국의 제조업 활동 개선세가 고용 및 해외수요 약화 여파로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주택 판매가 3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의 강한 회복세 지속을 방증했지만 주택시장 회복을 통해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출구전략을 재차 떠올릴 뿐이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4.2% 오르면서 연율기준 518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00만건 역시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매매 평균가는 전년동기보다 15.4% 오르며 20만 8000달러를 기록,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전년대비 상승률 기준으로 지난 2005년 이후 최대폭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격 상승이 동반된 주택시장의 반등이 지속되면서 가계 자산 증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방정부의 자동지출 삭감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번 분기의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는 반면 주택시장과 반등, 주식시장 활황, 그리고 고용시장의 개선 등이 나타나면서 소비자 지출을 지지하면서 경기선행지수는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S&P 하위섹터들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이벤트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동영상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 인수협상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3%의 낙폭을 보였고 크로거 역시 6%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