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가 오는 9월부터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유로존에서는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오른 2.41%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8bp 뛴 3.50%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2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이 각각 2bp와 5bp 올랐고, 3개월물 수익률은 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44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오는 9월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로 진행중인 자산 매입 규모를 650억달러로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CRT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70억달러 규모로 발행된 30년물 물가연동채권(TIPS)의 발행금리도 1.42%로 2년래 최고치를 나타냈고, 응찰률도 2.47배로 2010년 이후 평균치인 2.69배에 못 미쳤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채권 전략가는 “이날 TIPS 발행 결과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 헤드는 “경기 전망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맞다면 국채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시장은 2015년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국채 수익률에 선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5월 기존주택 판매가 4.2% 급증한 518만건으로 3년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52.7과 전월 수치 52.3을 나란히 하회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1만8000건 증가한 35만4000건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경기선행지수는 0.1% 상승해 전월 0.6% 및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 0.2%를 밑돌았다.
유로존에서는 주변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2bp 뛴 1.68%를 나타냈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은 33bp 폭등한 4.87%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7월5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역시 29bp 급등한 4.55%를 나타냈고,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도 34bp 치솟은 6.41%를 기록했다.
RBS의 하빈더 시안 채권 전략가는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모든 자산이 투자자들에게 위험자산으로 비쳐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주변국 국채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