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를 투자자들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달러화 상승에 힘을 실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상품통화를 포함한 이머징마켓 통화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03% 급등한 97.44엔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98.29엔까지 하락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0.53% 내린 1.3224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1.3161달러까지 밀린 후 달러화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상승했다. 유로/엔은 0.44% 상승한 128.79엔을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0.60% 오른 81.82를 기록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의 전제 조건으로 경제지표 개선을 내걸었지만 투자자들은 출구전략을 적극 가격에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통신이 4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650억달러로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튼 반체의 에릭 스타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일단 베팅한 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움직임”이라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포함해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만큼 달러화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의 비용이 대폭 늘어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기존의 포지션 청산이나 변경이 활발하다는 얘기다.
JP 모간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이 11.51%로 2012년 6월7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1년 평균치인 8.6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5월 기존주택 판매가 4.2% 급증한 518만건으로 3년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52.7과 전월 수치 52.3을 나란히 하회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1만8000건 증가한 35만4000건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경기선행지수는 0.1% 상승해 전월 0.6% 및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 0.2%를 밑돌았다.
내셔널 호주 은행의 가빈 프렌드 외환 전략가는 “QE가 내년 중반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달러화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값싼 유동성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라며 “앞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경우 달러화는 더욱 강한 상승 추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호주 달러화의 약세는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1.07%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