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KT가 KTF와의 합병 4주년을 맞이 했다. KT는 합병 이후 꾸준한 체질 개선을 통해 ICT·미디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해 늦어버린 LTE 전환은 주파수 정책 실패라는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KT는 지난 2009년 6월 1일 KTF와의 합병 법인을 출범시키며 이동통신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같은해 국내 최초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피처폰이 주류였던 이동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을 스마트폰으로 이동시켰다.
이와 함께 4년간 고졸사원을 포함한 그룹 신입사원의 채용 규모를 6배나 확대해 총 1만 3000여명의 젊은이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유·무선으로 나눠져 있던 3만 2000명이 넘는 거대 조직을 완전히 통합해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개척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KT는 KT미디어허브(콘텐츠) KT에스테이트(부동산) KT샛(위성) 등 전문업체들을 설립하면서 탈통신을 추진, 비통신 그룹사 매출이 4년전 1조1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에 이르게 됐다. 영업이익 역시 323억원에서 3498억원으로 983%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KT의 이같은 성공에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스마트폰 도입을 통해 이동통신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으나 LTE 출발이 경쟁사 대비 6개월 가량 늦어지면서 주도권을 넘겨줘야 했다.
때문에 KT는 향후 업계 판도를 가를 LTE 주파수 할당에서 1.8㎓ 대역을 확보, 광대역 LTE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공세에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년 2위 사업자라는 꼬리표 또한 KT를 따라다니는 불명예다. 경쟁사들과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가입자 증가율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LTE 부문에서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게 역전당하는 쓴맛을 봤다.
이에 따른 수익성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KT의 영업이익은 1조 4277억원이었으며 지난해는 1조 2138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4년전 KT는 KTF와의 합병이 무모한 시도라며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으나 대체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가상재화시장 형성과 글로벌 진출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개척에 나설 KT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