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하늘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가 합작해 야심차게 내놓은 조인(joyn)이 시장안착에 사실상 실패했다. 차별성 없는 서비스와 한정적 무료이용이라는 조건이 이용자의 마음을 잡지 못한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인 출시 당시 이통 3사는 모바일메신져 시장에서 독주를 하던 카카오 톡을 막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하는 등 2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출시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 조인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통사는 사실상 수익모델을 포기한 상황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예정됐던 조인의 무료 프로모션에 대해 SK텔 레콤은 최근 무료서비스로 전환했고 KT는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했다. LG유플러스도 연장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 3사는 당시 국내가입자 400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 수를 보유한 카카오톡에 대항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조인을 내놨다.
이통사들이 SMS(문자메시지) 수익까지 포기하며 가입자 수 확보에 열을 올렸지만 이용자가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등 결과는 참담했다.
조인은 출시 첫 날 30만회의 다운로드 수를 돌파하고 열흘 만에 75만회를 달성하며 카카오톡을 따라잡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카카오톡이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린데 반해 조인은 3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비슷한 가입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5개월이 지난 조인의 현재 국내 가입자 수는 220만명에 불과하다.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 8000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인의 강점은 이통3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음성통화 등과도 자유롭게 연동된다는 점이다. 통화 도중에 동영상이나 위치 정보를 보낼 수 있고 문자를 주고받다가 창을 바꾸지 않고 곧바로 채팅도 가능하다.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3에서 KT는 조인의 특화 서비스인 그룹통화·영상공유·화면공유 기술력을 인정받아 스페셜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인이 시장안착에 실패한 것은 기존에 시장에서 독보적으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무너뜨릴만한 강력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밋밋한 디자인으로 이용자들의 매력을 끌기에 부족했을 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휴대폰 메시지와의 연동된다는 것 이외에는 기존 메신져와 비교해 획기적인 특징이 없었다.
유료화 문제도 걸림돌이 됐다. 무료 프로그램인 카카오톡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한시적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조인에 대해 반감이 있었다. 이용자들은 프로모션이 끝난 이후 추가 요금을 내면서까지 굳이 조인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올해부터 스마트폰에 조인을 기본 탑재하겠다던 이통사들의 계획도 올해 초 정부가 대기업인 이통사가 개발한 조인을 단말기에 기본탑재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 아니라며 제동을 걸면서 물거품이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조인이)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영상·멀티미디어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시도했다"면서 "그러나 카톡을 대체할 만큼의 매력이 없어 이용자 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임하늘 기자 (bil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