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상당 규모의 계좌를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통취재로 확보한 조세피난처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전씨의 페이퍼컴퍼니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씨는 2004년 7월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사인 PTN를 통해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쓰인 전씨의 자필서명 및 등기이사 주소지 등이 ICIJ에 흘러들어 간 것.
뉴스타파 측은 "우리들이 한달전부터 ICIJ의 자료 검색하는 과정에서 의미있는 이름 발견했다"며 "바로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씨로, 오늘은 이 한명만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는 자본금 5만달러 짜리 회사로 등록됐지만 실제로는 1달러 짜리 주식 한주만 발행한 전형적 페이퍼컴퍼니의 모습을 취했다. 전씨는 이곳에 단독 등기이사, 단독 주주로 올라있다.
특히 뉴스타파의 확인 과정에서 전씨는 상당 규모의 자금을 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아도니스'의 이름으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계좌를 만들었던 것. 이 은행은 리테일뱅킹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소매금융을 하지 않는 프라이빗 뱅킹이다. 요컨대 그 규모가 상당하리라는 추측이다.
뉴스타파 측은 "아랍은행은 특이하게 한국인 2명이 간부로 일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큰손들이 상당히 이용하지 않았겠나 생각된다"며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도 이 은행을 이용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금의 성격과 정확한 규모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기인 2004년 7월이 전두환의 둘째 아들 전재용씨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한창 이뤄질 때인 것을 감안하면 모종의 연결이 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뉴스타파 측은 "당시에 계좌 설립과정에서 전씨가 상당히 조급했던 정황을 PTN 이메일 자료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