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글로벌 M&A 열풍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최대 육가공 업체 솽후이(雙匯)의 29일 미국 스미스필드 푸드 인수가 화제를 모으면서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해외 인수합병(M&A)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중국 인터넷 경제뉴스 포털인 텅쉰재경(騰訊財經)은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으며 일전에 자원 확보 위주에서 소비품과 서비스 중심의 M&A로 중국 기업들의 인수합병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역도 광산 자원에서 산업 분야로 확대
최근 몇년새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총 투자 규모가 지난 2008년 103억 달러에서 2012년 652억 달러로 5년새 5배나 증가한 것.
이번 솽후이의 미국 대형 푸드업체 인수를 포함해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캐나다 석유업체 넥센 인수, 유제품 업체인 광밍(光明 광명)식품의 뉴질랜드 낙농업체 신라이트밀크 인수와 호주 식품회사 마나센 및 호주 와인업체 인수, 푸싱(復興)그룹의 세계 최대 리조트 체인인 프랑스의 클럽메드 인수 등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점점 더 많은 중국 민영 기업들이 해외 M&A에 적극 뛰어드는가 하면 과거 에너지와 광산 분야에 치중됐던 M&A도 점차 첨단과학기술, 식품,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등 중국 기업들의 변화된 해외 M&A 추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중국 민영 기업들의 해외 M&A 투자 규모는 255억 달러로 5년새 600%나 증가했다. 지난 2008~2012년 민영 기업들의 해외 M&A 건당 평균 거래 규모도 3630달러에서 1억7800만 달러로 4배 가량 늘어났다.
또한 국유기업들이 에너지 분야 인수합병에 열을 올렸던 것과는 달리 민영 기업들은 첨단과학기술 및 소비품 관련 분야 인수합병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M&A 영역을 소비품 분야로 확대하고 있는데 대해 현지 언론들은 국내외 기업들이 중국 소비시장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상당수 기업가들은 향후 8~10년 세계 제조업 대국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텅쉰재경은 올해 초 워렌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해서웨이가 3G캐피탈과 함께 식품업체인 하인즈를 28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는데 인수 거래가 마무리되면 식품 업계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M&A 사례가 될 것이라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소비품 분야 투자가 이 분야에 잠재된 높은 성장성과 경쟁력을 방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M&A는 경제력 증강의 산물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2000년대 안정 성장 단계에 진입한 중국 경제가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제 발전으로 중국 기업들의 통화 구매력도 커지면서 2005년부터 위안화가 대폭 평가절상한 데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치가 낮아진 유럽과 미국 자산에 중국 기업가들의 투자가 집중됐다.
게다가 최근들어 세계 각국의 양적 완화 조치로 시중 자금 늘어나면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중국 기업들이 지금을 해외 M&A의 적기로 판단, 저금리를 이용해 높은 투자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자본 해외 M&A에 일본 벤치마킹
한편 중국 언론들은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해외 인수합병에 대해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며 일본의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엔화 가치가 대폭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에 막대한 부를 안겨다 주었지만 경영 능력을 과대 평가한 일본 기업들이 맹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경제 버블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시장 경제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들 국가의 기업 대부분이 브랜드와 기술력, 경영 능력에서 모두 세계 일류의 수준을 자랑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이들 업체를 인수한 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보다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