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리점협회 양분…사태수습 시간 걸릴 듯
[뉴스핌=김지나 기자] 물량을 강제로 떠넘기기를 의미하는 ‘밀어내기’관행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남양유업에 이어 전통술 제조업체 배상면주가 까지 사태에 가세하면서 ‘밀어내기’ 관행을 둘러싼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대리점주들은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고, 본사는 각종 밀어내기 재발방지 대책을 비롯한 ‘상생대책’을 약속하는 등 양측은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당사자 마다 입장이 엇갈리는 탓에 서로간의 논의가 순탄치 못한 모습니다.
◆ 남양유업, 피해대리점주와 3차 협상 무산
남양유업은 피해대리점주와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대리점협의회가 본사와 단체교섭을 가진 것은 유통업계 첫 사례로 꼽힌다.
‘밀어내기’ 사태의 발단이 된 남양유업은 최근 피해 대리점협의회 측과 3차 단체협상을 하기로 했으나 장소 이견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양측은 당초 서울 관수동 모 처에서 28일 3차 협상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일 서로 다른 장소에서 상대방을 기다리는 촌극이 벌어져 협상은 불발됐다.
앞서 가진 2차 협상도 결렬 위기에 처했다가 어렵사리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양측 간 상생을 위한 논의는 그다지 원활하지 못하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남양유업은 지난 2차 협상 당시 피해 대리점주들에게 상생기금 600억원 출현을 포함한 상생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 협상안은 ▲불공정거래 행위 금지 ▲상생위원회 설치 ▲고충처리 위원회 설치 ▲대리점 발주 시스템 개선 ▲반송 시스템 구축 ▲물품 대금 결제 시스템 보완 ▲대리점 상생 지원책 ▲거래중단 대리점 영업권 회복 ▲피해 대리점 보상처리 기구 설치 등을 담고 있다.
이런데다 1000여명의 현직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은 29일“불매운동으로 생사기로에 처했다”며 들고 일어나,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본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남양유업은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직접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까지 단행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남양유업의 대리점협의회는 이처럼 두 개로 나눠져 복잡한 모양새를 띠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갈등을 봉합해 정상화 시켜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배상면주가, 피해대리점주 측과 합의 매듭
전통술제조업체 배상면주 역시 ‘밀어내기’ 파문에 휩싸였다. 한 대리점주가 ‘밀어내기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중소상인·자영업자 생존권 사수 비상대책협의회는 배상면주가 사측에 문제 개선을 요구했고 사측은 도매점 협의회 측과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들은 합의서를 교환하고 협상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면주가 문제에 관여한 국회 한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진행하는 사안은 없어서 더 이상 비대위가 개입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배상면주가의 ‘대리점 밀어내기’ 관련해 본사와 대리점주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