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은행감독기구 설립 "긴요"
[뉴스핌=권지언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연합(EU)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영국에 EU 잔류 중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유럽의 통합은행감독기구 설립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각) 런던시티공사(City of London Corporation) 연설에서 드라기 총재는 “영국이 영국다운 유럽을 필요로 하듯 유럽은 유럽다운 영국을 필요로 한다”면서 영국의 유로존 잔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올 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오는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 영국의 EU 탈퇴 논란은 점차 가열되는 상황.
이날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과 영국 간 깊은 금융 및 경제 관계를 나열하면서, “깊은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영국과 유로존은 경제 시스템, 특히 금융 시장의 기능 안정이라는 공동의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유로존 은행들의 예금 40% 정도가 영국에서 오는 것이며, 반대로 유로존 은행대출의 40% 정도는 영국 차입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에서 예금 분만 아니라 모든 외화표시 대출의 40%는 유로화가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유로존은 영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고, 영국이 수출한 상품 및 서비스의 40%가 유로존 17개국을 향하는 만큼 양측의 의존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
드라기 총재는 또 은행연합 창설과 같은 위기대응 조치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위기 해법은 더 작은 유럽이 아닌 더 큰 유럽”이라면서 유럽 지도부가 문제 은행들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새 기구를 창설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지도부는 ECB에 은행 감독 권한을 줘서 은행시스템을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은행정리 매커니즘을 어떻게 진행할 지와 관련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