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30년물 회사채가 20여일 사이 5%를 웃도는 손실을 냈다.
시장금리 상승 리스크가 있을 때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채권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입증한 셈이다. 나아가 채권보다 주식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는 사실도 여기서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회사채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활발한 손바뀜이 연출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30년물 장기채는 지난달 30일 발행 후 5% 이상 떨어졌다. 애플 회사채는 당시 지극히 낮은 수익률에도 뭉칫돈이 몰리며 뜨거운 인기몰이를 했으나 단기간에 커다란 손실을 냈다. 반면 애플 주식은 같은 기간 약 1% 떨어지는 데 그쳤다.
회사채 발행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에 더욱 커다란 무게가 실리면서 가격 하락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회사채는 30억달러 규모로 3.88%에 발행, 30년물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100bp에 불과했다. 이후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양적완화(QE)에 대한 우려로 30bp 급등했다.
콜럼비아 매니지먼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톰 머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 상승 리스크”라며 “회사채는 특히 시장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고했다.
국채 대비 회사채 수익률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회사채가 국채 가격 하락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같은 리스크 요인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인캐피탈의 닉 버스틴 트레이더는 “가격 하락을 틈타 애플 회사채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최근 애플 30년물이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매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본드티커에 따르면 애플 30년물의 손바뀜은 발행 총액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55억달러로 발행된 10년물 애플 회사채 역시 3%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