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국내 증시에서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했던 연기금이 최근 코스피로 눈을 돌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연기금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부터 어제까지 팔아치운 금액만 해도 11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280억원 가량 매수를 보인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코스닥을 떠난 연기금이 다시 안착한 곳은 코스피다. 연기금은 지난 6일 하루를 제외하고 코스피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달 사들인 금액만 해도 482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 한달간 매수한 금액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변심'을 두고 코스닥 지수에 부담을 느낀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의 특성 상 그간 상승세를 보여오던 코스닥 지수에 대한 부담이 컸을 거라는 설명이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만큼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한다"며 "그간 코스닥은 많이 오른데 반해 코스피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지부진하자 매수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연기금도 결국은 투자주체의 하나"라며 "코스닥에서 차익실현을 보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기금의 매수가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코스피에는 당분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아람 연구원은 "보통 연기금이 매수에 들어서면 해당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이를 고려한다면 당분간 코스피 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