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 및 지위 남용 행위 규명 관건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포털 공룡'이라고 불리는 네이버의 불공정거래와 일감몰아주기 등의 실태파악을 위해 14일부터 이틀째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정부가 벤처·창업 등을 통한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만 2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온라인시장을 독점하고 온라인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NHN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 서비스감시과 직원들이 14일에 이어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NHN 사옥에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불공정거래 행위와 함께 27개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상 위법을 판정하기 위해서는 시장지배적사업자 여부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남용 행위를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되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결정할 때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위법행위가 밝혀지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도 부과받는다.
현재 공정위는 한 사업자의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일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한다.
네이버는 3월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이 무려 76.77%로 거의 독점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 요건을 충족한다. 일반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행법상 네이버를 규제할 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다. 네이버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되는데 독과점에 대한 기준이 없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행위로 네이버에 2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고등법원에서 패소했다. 네이버가 검색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검색시장 점유율만으로 시장지배적사업자로 판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이유였다.
네이버는 현재 포털 공룡의 지위를 이용한 지식쇼핑, 부동산중개서비스, 웹툰서비스, 네이버 뮤직 등의 문어발식 서비스로 2012년 기준으로 매출액 2조3893억원, 영업이익 7022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15일 창조경제 멍석을 깔겠다며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대책은 벤처1세대들이 끊임없는 벤처투자로 벤처생태계를 선순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성공한 벤처1세대이면서도 오히려 독과점을 이용해 젊은 벤처들을 죽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독점적 시장지배자 역할을 하고 있는 네이버가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창조경제를 위해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도 문어발식 운영을 하는 네이버가 껄끄러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네이버 조사 배경과 향후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