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증 받아도 들어가기 어렵고 대중교통 편의도 태부족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해 12월말에 개청한 정부세종청사가 초기의 인프라 부족 등의 어려움을 딛고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편의가 다소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청사를 찾은 일반국민들의 불편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말 한 정부부처의 자문위원인 A씨는 세종청사 공 사중에 한번 와보고 오랜만에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세종청사를 가는 버스를 타고 청사 앞에서 내렸다.
종합민원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방문한 이유와 담당 공무원 이름, 신분사항을 말한 뒤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과천청사에서는 종합민원실을 통과하면 각 부처로 자유롭게 갈 수 있었지만 세종청사에서는 민원실을 나와 다시 해당 부처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마치 미로처럼 연결된 건물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부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세종청사를 지을 때는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형상화했다지만 민원인들에게는 그저 복잡한 건물일 뿐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테러 대비로 보안이 강화되면서 부처 건물와 건물 사이를 연결해주는 소위 '쪽문'은 출퇴근, 점심시간에만 개방해 큰 구역을 한바퀴를 돌아 정문을 찾아가야 한다.
그나마 안전행정부 세종청사관리소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원래 없던 건물의 동수 표지판(예를 들어 기획재정부는 4동)을 붙여놔 초기보다는 건물 찾기가 양호해졌다는 평가다.
A씨는 힘들게 부처 건물을 찾아 들어갔으나 청사 경비대가 앞을 막았다. 방문증을 받았다 하더라도 담당자가 나와서 같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당자는 회의를 준비하는지 계속해서 전화를 받지 않았고 A씨는 잡상인이 된 것인양 입구 앞에서 하릴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회의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 정류장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다 버스를 탔으나 차표를 내라고 하는 운전기사의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보니 어디선가 차표를 사왔는지 차표를 내는 모습이 보였다. 이 때 옆 사람이 민원실에 가면 차표 발매기가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준다.
A씨는 오늘 지난해 12월 개청한 정부세종청사를 갔다온 것인지 후진국의 한 도시를 방문하고 온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지난 8일 세종청사를 처음 방문했다는 한 매체 기자도 "서울청사나 과천청사에 비해 세종청사가 민원인이 찾기에 불편한 것 같다"며 "부처별로 다른 출입증을 사용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