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추위 구성, 위원장에 고승의 사외이사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대권 레이스'에 막이 올랐다.
KB금융은 8일 서울 중구 명동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구성 결의를 했다.
회추위는 이어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고승의 사외이사를 회추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추위 위원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에 의해 선임된다.
KB금융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임시이사회를 열고 1차 회추위를 개최, 그 결과로 회추위원장을 선임했다"며 "그것으로 회의는 끝났다"고 말했다.
회추위가 구성되고 회추위원장이 선임됨에 따라 KB금융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밟아갈 전망이다.
다만, 이날 회추위에서는 구체적인 차기 회장 선임 기준과 방식, 절차, 일정 등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회추위 구성하고 위원장만 뽑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우리금융 지원자와 관, 정가 출신 인사를 배제하기로 논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논의도 안 했다"고 말했다.
앞의 이사회 관계자도 "오늘 회추위 안건은 하나였다"며 "회추위 위원장만 선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윤대 회장 임기가 오는 7월 12일까지인 데다 회추위 실제 활동과 이사회 소집, 주총 공고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회추위는 이번주부터 빠른 속도로 가동될 전망이다.
특히 KB금융은 이번에도 선임 방식으로 공모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KB금융은 이제껏 단 한번도 공모를 한 적이 없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도 최근 기자에게 "헤드헌터 추천이 주가 되고, 내부에서는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 의해 올라오는 것이 될 것"이라며 "공모제는 안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한 배재욱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이 의장과 고 사외이사를 비롯해 이종천 사외이사, 황건호 사외이사, 김영과 사외이사, 이영남 사외이사, 조재목 사외이사 등 모두 8명이 참여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다.
고승의 위원장은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2010년 KB금융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감사위원장과 경영전략위원장, 리스크 관리위원, 평가보상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한편, 이날 KB금융은 임시이사회에 앞서 어 회장과 임영록 사장, 민병덕 행장이 참여하는 확대경영전략회의를 열고 KB생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석남 KB생명 사장이 직접 발전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19일 IN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KB생명 지분 49% 전량 인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 KB 대권 후보 누구…초반 官이나 政 인연 인물 열세
초반 KB금융 회장 선출 레이스는 관(官)이나 정(政)가와 인연이 있는 이들이 속속 후보군에서 이탈, 초반 열세 상황이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이 KB 대권에 뜻이 없음이 확인됐다.
김 원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차기 금융지주 회장 선출 레이스 참여 의사와 관련, "전혀 없다. (외부에서) 하라고 해도 안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임 전 실장도 헤드헌터에서 KB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또다른 관 출신 인사 가운데 유력한 후보인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도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진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문자로 의사를 타진하자 이같이 알려왔다
이와 함께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 물망에 올라있다.
전 전 이사장은 KB금융 회장 선출 레이스 참여 여부에 대해 "(우리금융과 KB금융 회장 선임은) 시스템이 달라 보인다"며 "모양이 어느 정도 갖춰진다고 하면 그때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내부 경영진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현직 KB금융 사장과 KB국민은행장 등이 후보군에 포함될 전망이다. 어 회장은 연임 도전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