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국내기업의 유연근무제 활용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선진국 사례로 본 유연근무제 확산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유형별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모두 10% 미만으로 50% 내외를 기록한 미국·일본 등과 큰 격차를 보였다.
유연근무제는 근로자가 근무시간과 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제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시간제 근무제, 재택근무제 등을 말한다.
대한상의 측은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낮은 원인에 대해 “그동안 우리나라의 고용구조가 남성・풀타임(full-time)・정규직 근로자 중심으로 이뤄져왔기 때문”이라며 “여성과 청년 고용률을 낮추는 이와 같은 고용구조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국내 노동시장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 제도별로 살펴보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국내 도입률은 6.1%로 각각 51.3%, 40.0%를 기록한 일본, 독일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일감이 많을 때는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감이 적을 때는 줄이는 제도를 말한다. 일감의 계절적 변동이 큰 업종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기업은 수요가 많을 때 초과근로수당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수요가 적은 시기에 여가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flex-time)’도 최근 일·가정 양립을 원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국내기업의 활용률은 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54.0%)의 10분 1에도 못 미치고 독일(33.0%), 영국(9.4%) 등 주요 선진국 모두에 뒤쳐지는 수치다.
또, 영국 기업의 88.0%가 활용하고 있는 시간제 근무제(part time)도 국내기업의 2.0%만이 도입하고 있었고, 미국 기업의 51.0%가 도입한 재택근무제의 국내 도입률도 1.4%에 그쳤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유연근무제는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뿐 아니라 기업의 효율적 인력운용과 일·가정 양립을 모두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 고용률 제고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제도”라며 “노사가 기존 관행과 기득권을 버리고 각 기업에 적합한 유연근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