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아쇠 없는 증시… 1850~2050 박스권 1년 6개월 넘어
[뉴스핌=서정은 기자] '계절의 여왕'은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내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떨고있다. 다음달 증시도 기존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29일 국내 10개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달 코스피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1887~2014로 나왔다. 이는 지난달 평균 전망치였던 1946~2084보다 약 60~80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주요 지역에서 둔화되는데다 대외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상승을 이끌만한 방아쇠(trigger point)가 뚜렷하지 않아 1년6개월이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1850~2050 박스권을 돌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의회가 오는 19일까지 부채한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하고, 엔/달러 환율은 아직까지 약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불안한 요소들이 많은 만큼 박스권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분석했다.
엔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요소로 걸림돌로 지목됐다. 만일 외국인들의 수급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 또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주변국들이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어 엔저 기조와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져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외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 지표에 대한 낙관적 기대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의 소득 증가율 10% 중반, 생산자물가는 마이너스, 소비자물가 3% 이하라는 조합은 어색하다"며 "당분간은 펀더멘털 지표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내달 증시가 이달의 저점(종가기준 1900)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1분기 실적 우려를 통해 먼저 맞을 매를 다 맞았다는 얘기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5월은 엔저, 미국 경기의 2분기 소프트패치 가능성 등으로 저점 확인 국면이 연장될 것"이라며 "하지만 4월 주식시장의 급락을 이끌었던 공포심리는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을 통해 완화되고 있어 조정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매매보다는 종목과 업종 선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태동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존 IT, 국내 유통, 중국 소비주 외에도 소재, 산업재 등 낙폭이 컸던 경기민감섹터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며 "최근 추정치가 낮아졌는데 이를 통해 다음 분기부터 예상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는다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