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간판급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연봉을 단 1달러만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챙기는 실제 보상은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2012 회계연도에 받은 연봉은 1달러. 하지만 그가 받은 실제 금액은 962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식적인 연봉 이외에 스톡옵션을 포함한 각종 보상을 통해 챙긴 금액으로, 래리 엘리슨은 S&P500 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최고의 연봉을 기록했다.
상황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휴렛 팩커드의 메그 휘트먼이 지난해 실제 받은 연봉이 154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식과 관련된 보상액이 1300만달러를 웃돌았다.
얼반 아웃피터스의 창업자 리처드 헤인 역시 공식 연봉은 불과 1달러이지만 주가가 30% 급등한 데 따라 그의 보상액은 3만3273만달러에 달했다. 그는 회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무급 CEO로 분류되는 캐피탈 원 파이낸셜의 리처드 페어뱅크와 듀크 에너지의 제임스 로저스도 각각 2260만달러와 870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스톡옵션이 이들이 취한 보상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밖에 애플의 CEO 팀 쿡은 지난해 공식 연봉이 140만달러인 데 반해 보상 총액은 42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식 연봉과 실수령액이 모두 1달러로 일치하는 CEO도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2011년과 2012년 기타 보상 없이 단 1달러만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슬의 CEO인 코스타 카트소티스 역시 공식 연봉과 실제 보상 총액이 1달러로 일치했다.
이와 관련, 자산운용사인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케네스 투친 매니저는 “CEO가 대규모의 스톡옵션을 보유한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이들의 실제 보상액이 크다는 것은 주주들의 과실도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제임스 F. 레다 앤 어소시어츠의 데이비드 슈미트 대표는 “1달러 연봉은 상징적인 행위일 뿐”이라며 “이들이 실제 받는 금액은 수천만 달러에 이르며 공식 연봉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