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자유무역협정(FTA)이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는 현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리더십이 바뀌지 않으면 이 무역협정들과 무관한 기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멕시코의 에르미니오 블랑코 WTO 사무총장 후보가 주장했다.
그는 WTO가 세계무역거래를 주도하기보다 기존 합의에 대한 심판 역할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블랑코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WTO기준은 20년 전에 작성된 것이며 관세 비중이 줄고 다른 무역장벽들이 생겨나면서 국가간 관계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한 뒤 "WTO가 관련성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역규모뿐만 아니라 기준도 새롭게 만들어 경쟁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24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 "매우 대단한 일(mega deal)"이라고 표현하며 이 협정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이 무역장벽을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WTO와 이런 협정들의 관계를 생각할 때, 단지 규제자 역할만 맡는다면 10년 후 WTO라는 기구의 적합성에 대한 우려가 대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랑코 후보는 현재 5명의 차기 WTO 사무총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중 2명이 파스칼 라미 현 사무총장의 지명을 받아 최종 경쟁을 치르게 된다.
라미 총장의 지명기한은 24일이었지만 아직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4명의 후보는 브라질의 로베르토 아베재도 WTO대사, 팡에스투 전 인도네시아 관광경제장관, 박태호 한국 경제통상대사(전 통상교섭본부장), 팀 그로저 뉴질랜드 통상부장관이다.
이번 WTO의 수장 선출과 관련해 미국은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몇몇 전문가들은 미국이 선출과정과 거리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드웨이의 에드 거윈 통상분야 연구원은 "교황 선출때처럼 내부적으로 진행돼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부시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 차관을 지냈던 존 베로뉴는 그럼에도 미국의 영향력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수출액 2배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개방에 대한 압벽을 지속하고 있다. 도하라운드가 이미 생명을 다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음 사무총장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