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1998년 비아그라의 출시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비아그라는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시판 3주만에 35만 건의 처방과 8억달러에 가까운 판매실적 기록을 남겼다.
비아그라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Pfizer(화이자)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164년 전통의 회사다. 1849년 뉴욕 부룩클린에 화학약품 회사인 찰스 화이자 앤 컴퍼니(Charles Pfizer and Company)가 Pfizer의 시초다.
화이자의 발전사는 인류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1942년 화이자가 페니실린 대량생산에 성공하면서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의 생명을 구해낸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후 항생제의 시대를 연 테라마이신, 비아그라까지 현대인의 삶을 한 단계씩 진화시키며 같이 성장해 왔다.
최근 고령화로 인해 다시 헬스케어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화이자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화이자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62.08%로 S&P 지수 수익률인 23.79%를 훨씬 뛰어넘었다. 12개월 수익률 또한 30.60%을 기록하며 11.78% 수익을 낸 S&P 지수를 세 배 가까이 따돌린 것.
![]() |
Stock(위)- 화이자 수익률, SPX Index(아래)-S&P 지수 수익률 <자료 : 신한금융투자> |
◆ 신흥 시장 개척과 효자 종목들의 활약
2007~2011년 세계 상위 10개 의약품기업 판매 현황에 따르면 화이자는 2011년 판매액 564억2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줄곧 1위 자리를 수성해오고 있다.
![]() |
<자료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
스위스의 NOVARTIS, 미국의 MERCK&CO가 각각 516억3200만달러, 401억1900만달러로 뒤쫓아오긴 하지만 화이자의 명성을 빼앗아오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신흥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서서히 매출 구조를 바꿔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화이자(Pfizer)는 브라질의 제네릭 기업인 라보라투리우 테우투 브라질레이루 (Laboratorio Teuto Brasileiro S/A)을 인수한 것이 그 예다. 실제로 신흥시장에서 작년 4분기 매출은 17% 증가한 26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새로 매출 구조를 재편 중이다.
현재는 전체 매출 중 미국의 비중이 39.95%로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고, 이어 유럽 24.17%, 이머징마켓 19.43% 순이지만 향후 이머징마켓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한편 작년 4분기 화이자는 매출 150억7000만달러, 순이익은 63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효자 종목들이 꾸준히 제 역할을 다하며 매출에 기여하고 있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신약 개발에 힘쓰는 것이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통증치료제인 리리카(Lyrica)는 연간 41억달러의 매출을 내고 있고, 비아그라 역시 꾸준히 판매되며 연간 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연간 100건 이상의 임상실험을 진행하면서 지속적인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화이자 제약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훼손될 염려는 없다는 전망. 화이자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으로 총 78개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언 C. 리드 회장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젤얀즈’(Xeljanz)와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를 포함한 5개의 신약들이 허가를 취득하는 등 지난해 화이자는 발전을 지속했다"며 "올해에도 혁신과 가치 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최고의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100세 시대, 제약업의 성장은 필수
100세 시대, 잘 늙어가는 '웰 에이징(well-aging)'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국적을 초월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3년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2011년엔 9422억 달러(불변가격 기준)로 전년보다 5.1%가량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전세계 사람들의 소득이 늘면서 기대 수명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의료비 지출도 급증해 2013년 3월 기준으로 전세계 의료비는 6조2000억원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다보니 대표적인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우량주로 각광받는 것은 당연한 얘기.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약업종 특성상 초기 설비비용과 기술력 등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경쟁을 제한할 수 있어 화이자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 정부의 정책마저 헬스케어 관련 산업에 맞춰지며 ‘고령화·제약업 성장·정책적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는 전 국민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오바마 헬스케어(Obama Health)'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 최근들어 이 공약이 가시화되면서 화이자의 주가도 승승장구 중이다.
실제로 작년 11월 주당 24달러에 머물던 화이자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3월 22일 기준 28.38달러까지 뛰어올랐다.
![]() |
<자료 : 신한금융투자> |
한편 ROA(총자산 수익률, Return On Asset)과 ROE(자기자본이익률, Return On Equity)가 높다는 점도 화이자가 '투자할만한 기업'임을 보여준다.
ROA란 '회사가 총 자산을 수익 창출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했는가'를 측정하는 지표로 통상 ROA가 높을수록 그만큼 그 회사가 우량한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011년 12월 말 기준 화이자의 ROA는 5.23%. 작년엔 7.80%를 기록한 후 올해 말 예상 ROA는 8.96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ROE 또한 3년 연속 상승한다는 예상이다. 2011년 12월 31일 기준 11.78%에서 작년 17.83%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19.08%로 점쳐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는만큼 헬스케어 업종의 성장세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해당 업종을 담고있는 펀드에 간접투자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