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방갈로르시 주요 도로에 설치된 가짜경찰 [사진=유튜브 캡처] |
인구가 800만 명에 이르는 방갈로르는 수많은 관광객이 드나드는 국제적인 대도시. 하지만 갑자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로가 정비되지 못한 데다 난폭운전자가 많아 보행자들에게 위험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인력부족으로 고심하던 방갈로르 시 당국은 결국 가짜 경찰을 배치하기로 결의했다. 널빤지에 경찰 사진을 붙인 뒤 위험한 교차로 등에 세워두기로 한 것. 시민들이 들으면 실소할 이 아이디어는 의외로 효과를 거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방갈로르 시 관계자는 “시장이 처음 가짜 경찰을 세워보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시 의원들은 속으로 비웃었다”며 “시험 삼아 세 개를 세워놨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신호를 무시하거나 역주행하는 차량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신반의하며 가짜 경찰 배치를 추진했던 의회 전체가 들떠있다. 이참에 10개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을 속이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난폭운전으로부터 보행자들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효과를 봤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무엇보다 시민을 바보취급한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여성 운전자는 “방갈로르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처벌수위를 높이면 될텐데 왜 이런 치사한 방법을 써서 반감을 사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을 붙인 가짜 경찰은 이전에도 유럽 곳곳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 가짜 경찰을 도입한 것은 방갈로르가 처음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