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그동안 개별 경제연구원이나 경제단체마다 서로 다른 해석으로 혼란만 가중시켰던 창조경제라는 개념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25일 취임한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창조경제의 모델을 제시했다. 윤 차관은 벤처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삼고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이스라엘은 자원이 없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했다"며 "처절하게 자원이 없는 나라여야 창조경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한해 창업개수가 유럽보다 많다. (그 회사들은) 미국 나스닥을 장악하고 있다"며 "자원이 없다는 것이 창조경제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윤 차관의 설명대로 이스라엘은 보유 자원이 없지만 벤처 왕국으로 불린다. 이스라엘은 2600여개에 달하는 기술기업 및 기술이전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략 5명 내외의 소규모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창조경제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엇던 데는 벤처 생태계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즈마 펀드의 존재는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요즈마 펀드는 지난 1993년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설립된 공적 벤처캐피탈 펀드로 10개의 벤처 펀드로 구성됐다. 이후 1997년말 민영화되기까지 이스라엘의 벤처 생태계를 다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창업에 실패했을 때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스라엘의 경우 기업가가 실패한 뒤 귀책사유가 없다면 얼마든지 또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산업은 수출의 50% 이상을 이룰 뿐 아니라 많은 고용기회를 창출하는 주산업"이라며 "국가는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계시장의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양질의 인재와 훌륭한 기술로 세계적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갈 에를리히 회장의 언급처럼 벤처 생태계 조성에는 국가의 역할이 긴요하다.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가 향후 창조경제 실현에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출범 초기 의욕에 앞서 실천 불가능한 구호만 외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모범사례가 눈앞에 있다면 그것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야간 대립으로 출범이 늦어진 만큼 미래창조과학부의 적극적인 실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손에 달려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