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이어 국내도 주식·환 약세, 채권 강세
[뉴스핌=서정은 기자] 인구 1100만명에 불과한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가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한국 금융시장까지 흔들어 놓았다.
'왝 더 독(wag the dog)'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격이다.
18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7% 급락한 1만2220.63에서 거래를 마쳤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7% 내린 2240.02에서 마감했다.
앞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3주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국채 가격 급등).
국내 시장 또한 키프로스 구제금융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증시와 원화는 약세를, 채권 시장은 강세를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줄곧 약세장을 펼치다 전날대비 18.32포인트, 0.92% 내린 1968.18로 장을 마감했다.
키프로스 문제가 부각된데다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달러의 강세까지 겹쳐지면서 지난 9월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0원 상승한 1114.6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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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외환은행 본점, 자료 : 뉴시스> |
약세를 보인 증시, 원화와 달리 채권은 강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대비 2bp 하락한 2.59%로 거래를 마쳤다.
장기채는 더 강했다.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3bp 내린 2.68%, 2.90%를, 20년물과 30년물도 3bp씩 내려 3.05%, 3.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키프로스의 금융지원이 유로존까지 연쇄효과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키프로스에 100억유로(약 13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일반예금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협의안에 합의했다.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10만유로 이상의 예금계좌에 9.9%, 10만유로 미만에는 6.75%의 손실부담금을 물린다는 것.
현재 이 조건을 둘러싸고 키프로스 의회가 반발하면서 구제금융 지원 결정은 지연됐지만, 만일 구제금융이 결정될 경우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가에도 추가적으로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담금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합의될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불거지는 것 자체만으로 시장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것.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가들이 추가적인 금융불안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키프로스 정부와 유로존간의 합의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부담금 부과가 확정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뱅크런 우려로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