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옥수수값 뛰면서 생산성 '뚝'"..에탄올 공장 10% 문닫아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고갈 위험이 없는데다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고 '칭송'받았던 바이오 연료에 대한 찬가(讚歌)가 멈추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농사를 짓는 미국인들은 바이오 에탄올을 꿈의 연료로 여겼다. 지난 2007년 제정된 미국 에너지법은 석유를 대체하기 위한 에너지의 하나로 에탄올을 의무 생산하도록 규정했다.
에탄올은 바이오 연료 가운데 쌀이나 옥수수.밀.감자 등 전분을 함유한 식물에 효소를 섞어 포도당을 만든 뒤 이를 발효시켜 만든다. 옥수수가 많이 나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는 수백개의 에탄올 공장들이 들어섰고 미국 내에서 40만대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고용 창출 효과도 톡톡히 냈다. 농가 역시 옥수수 재배량을 늘려 지갑을 두둑히 불렸다. 특히 옥수수 곡창지대인 일리노이주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에탄올 산업의 육성을 강하게 지지해 왔다.
그러나 에탄올에 대한 이런 장래성, 호황 국면이 사그러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포브스) |
미국의 신재생연료 의무혼합제도(RFS)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옥수수 에탄올 150억갤런, 차세대 에탄올 및 바이오디젤 210억갤런 등 총 360억갤런의 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을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생산된 에탄올은 대거 재고 상태로 머물고 있다. 섞어서 쓰려고 해도 시장에 나온 휘발유 양 자체가 적으며, 섞을 때 에탄올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널리 퍼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옥수수 열매 외에 지금은 버려지고 있는 옥수수 줄기 등으로부터 바이오 연료를 추출하는 기술은 아직 상업성이 없다.
미국 의회는 석유 1갤런당 10%는 에탄올을 섞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바이오 연료 생산량은 2007년 하루 970만배럴이었던 것이 870만배럴까지 줄었다. 휘발유 생산이 줄면서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에탄올 양도 줄었다. 바이오 연료 업계에선 10%선으로 '혼합 벽(blend wall)'을 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이를 15%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에탄올 비율을 85%까지 높일 수 있는 자율연료 차량(FFV: Fuel Flex Vehicles)이 수백만대로 늘어났지만 옥수수가 많이 나는 일부 주를 제외하곤 에탄올을 감당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2011년 말로 휘발유에 에탄올을 섞을 때 주던 세금공제 혜택도 없어졌다.
네브라스카 에탄올 이사회 운영책임자인 토드 스넬러는 "상황은 암울해져가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존재했던 성장 기회에 대한 기대는 이론상으로는 남아 있지만 자금이나 정치 논쟁을 통해 기회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현실임을 알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 일부에선 "에너지가 곡물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면서 옥수수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미국이 에탄올 생산 의무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하기도 있다. 지난해 유엔(UN)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이 모두 미국에 이런 요구를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