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금값이 내려가고 있다. 지난 10월, 불안한 세계 경제로 안전한 금이 각광받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세계적인 큰손들은 금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ETF 보유 금 규모는 올해 들어 약 140t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 관련 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이와 다르게 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0월 최고 온스당 1794.1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 13일 1588.30달러와 비교해 11.4% 하락했다. 작년 10월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기조를 보였고 글로벌 증시가 살아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7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 같은 불안한 시국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은 여전히 매력적인 수단이다.
한편 아시아 시장에서 부동산 자금들이 금 시장, 주식 시장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 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아시아 각국의 부동산에서 주식, 가계대출 금 시장 등으로 자금 이동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 및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 등으로 태국, 인도, 중국 등의 금 시장에 대한 자본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동 자산이 충분하다면, 똑똑한 절세 수단 ‘골드바’
골드바는 실물 투자의 정석이다.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환금성이 높아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도 각광받고있다. 절세의 측면에서도 자산가들에게는 실물 투자가 훨씬 유리하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원으로 낮아져 여타 금융 소득으로 얻어진 이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한다. 하지만 골드바에 직접 투자하면 부가가치세 10%만 내고 추가적인 세금은 없다. 소장가치가 높아 선물로도 인기다.
지난 4일부터 국민은행은 PB센터에서 골드바 판매를 실시해 자산가들의 큰 호응을 얻어 11일만에 68억원 어치를 팔았다. KB국민은행은 당초 PB센터에서만 판매했지만 올 하반기 부터는 전영업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골드바를 사가는 고객층은 주로 50~60대이다. 금융 여유자산을 10억에서 30억 정도 보유한 자산가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고객들의 투자성향은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위해 금융자산의 10~20%가량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덧붙였다.
이트레이드 증권에서는 소액투자를 위한 ‘미니 골드바’를 출시했다. 지난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1g, 10g, 1kg의 다양한 중량의 골드바를 출시해 소액투자자들도 손쉽게 금 실물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소액으로 금에 투자 하고 싶을 땐, '골드뱅킹' (금 통장)
골드뱅킹은 금을 직접 구입한다는 측면에서는 현물 투자와 비슷하다. 다만 보관의 용이를 위해 금 실물은 은행에 맡기고, 구입한 금의 양이 통장에 찍히는 금 계좌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금을 직접 보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보관 비용을 아끼고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도 있다.
또한 실물 투자의 경우 매입과 매도시 가격차이가 많게는 ±6~7%까지 날 수 있다. 골드뱅킹은 금을 사고 팔 때 수수료가 1%정도에 불과하다는 이점이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바를 직접 살 경우 은행 대여 금고 등을 이용해 보관하는데 이때 보관비용을 감안하면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꽤 부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을 살 때 1%정도의 수수료를 붙이는 골드뱅킹이 가격 면이나 보관 비용 면에서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화 수시 상품의 경우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금은 국제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같은 규모의 원화를 예금해도 환율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금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골드뱅킹은 금 시세와 환율 등을 감안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상품으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실물로 인출을 원할 때는 배당소득세 15.4%에 실물 부가가치세 10%도 추가로 과세되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주식처럼 사고파는 간편함과 높은 수익성, '금 펀드'
금 관련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유용한 투자수단이다. 세계적인 기조가 금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저점에 왔을 때 들어가야 한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금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총 40억원 규모다. 1주(23억원), 1개월(54억원), 3개월(64억원), 6개월(213억원) 등 기간별로 봐도 순유입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현재 금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금 시세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최근 금값의 하락으로 연이은 손실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간 -6.60% 하락했고,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 -6.85%, ‘KB스타골드’의 경우-7.17%, ‘신한BNPP골드증권’펀드는 -14.44%의 수익률 하락을 기록 중이다.
다만 금과 관련된 주식에 투자하는 금 펀드는 금 시세에 영향은 받지만 반드시 연동된다고 볼 수는 없다. 금 펀드가 취급하는 주식에는 금 선물, 금과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주식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이계웅 연구원은 “금 펀드에는 금과 관련된 주식 뿐만 아니라 금광 기업 등도 포함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꼭 금과 관련된 상품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은이나 철광, 부동산 특허에 관련해서도 주목 받는 주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잘 감안해 신중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금 보유량을 늘려가는 세계 중앙은행
최근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 다변화 측면에서 금 투자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0톤 가량의 금을 사들여 총 104.4톤의 금을 보유하게됐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 확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금투자 움직임은 금 수요 확대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선성인 연구원은 “최근 지속적인 달러강세 등을 고려하면 금가격이 빠르게 반등하긴 어렵겠으나, 투자자산 다변화 측면에서 장기적 금 투자를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금은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투자 매력 요인이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으로 금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금 투자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