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대신 아파트 생활…버스 타고 출근
[뉴스핌=주명호 기자]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76)은 즉위명으로 선택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검소하고 청빈한 삶을 살아왔다.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었던 성 프란치스코는 오늘날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모태가 된 '작은 형제단'을 조직, 청빈한 생활을 실천하며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베풀었다.
이번에 선출되면서 교황명으로 이러한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선택한 베르코글리오 추기경 또한 그와 비슷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교황은 추기경 시절 제공된 관저를 마다하고 작은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출근도 고급차량이 아닌 대중버스를 즐겨타며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정도로 소박한 생활을 영위해 왔다.
몸으로 실천해온 박애정신도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비슷하다. 2001년 그는 에이즈 환자를 방문에 손수 발을 씻겨주고 축복의 키스를 해준 일화가 있다.
교황에 선출된 후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취임 축하를 위해 바티칸으로 오는 대신 그 여행경비를 가난한 이들을 돕는데 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중과 가까운 위치에서 청빈을 실천해온 새 교황은 카톨릭 교리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추기경 재임 시절 동성결혼과 무료 피임약 제공에 반대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동성부부의 입양은 아이들에게 차별을 주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황은 일정 부분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콘돔 사용을 성병 방지 차원에서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으며 미혼모의 세례를 거부한 신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4억 8000만 명에 이르는 남미 카톨릭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1936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2살 되던 해에 예수회에 입문했다.
젊은 시절 병으로 인해 폐 한쪽을 떼내야 했던 그는 1990년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 원장에 임명되었으며 1998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주교를 거쳐 2001년 아르헨티나 추기경이 되었다.
새 교황은 기본적으로 이탈리아어에 능숙하며 스페인, 독일어까지 3개언어 구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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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산피에트로성당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새 교황. <출처 : AP/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