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플라시보 효과의 열가지 진실<上>에서 계속
5. 감염에 따른 플라시보 효과
의사들은 간혹 천식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일부러 감염을 시키곤 한다. 이 때 이용하는 것이 십이지장충이다. 이 치료법은 지금도 한창 연구중이지만 까다로운 천식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해서 각광 받고 있다.
의사들은 천식환자를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 한 쪽에는 실제 십이지장충에 감염시키고, 다른 한 쪽 환자들은 거짓으로 감염된 믿게 했다. 실험 결과 실제로 감염된 그룹의 환자들은 천식 증세가 완화됐다. 놀랍게도 감염된 것처럼 속은 환자들 역시 같은 효과를 봤다.
4.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노시보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의 정반대 개념이다. 즉,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 정상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부작용을 경험하는 현상을 노시보 효과라고 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노시보 효과는 진짜 치료제를 먹어도 일단 부작용을 의심할 경우 실제로 나타난다. 예컨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두 그룹에게 나눠주면서 한쪽에만 부작용(발기부전)에 대한 주의를 줬다. 약을 복용한 결과, 주의를 받은 그룹에서는 44%가 발기부전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무런 주의도 듣지 않은 그룹의 발기부전 발생률은 15%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실험을 진행한 관계자는 “노시보 효과는 관념상 부작용이 있을 거라고 믿으면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자살하기 위해 수면제를 26알이나 먹은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그가 먹은 약은 단순한 비타민이었다. 전혀 몸에 이상을 주지 않았는데, 위험할 만큼 혈압이 뚝 떨어져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수면제 부작용으로 죽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3. 약의 색상에 따라 달라지는 효과
색상이나 형태는 인간의 잠재의식에 꽤 큰 영향을 준다. 약의 크기, 형태나 색상이 복용하는 사람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효과를 결정짓는 셈이다.
일테면 노란색 약은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고 붉은색 약은 환자를 자극하는 각성효과를 준다. 초록색 약은 불안 증세를, 하얀색 약은 위장 탈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약 표면에 제약회사 이름이 새겨진 편이 대개 약효가 더 나타난다. 하루에 2회 먹는 것보다 4회 복용하는 편이 약효 면에서 유리하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잠재의식에 따른 결과라는 게 학자들의 설명이다.
2. 치료됐다고 믿으면 치료된다
수술을 요하는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자신이 수술을 받았다고 믿으면 실제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팔에 상처를 입어 수술대에 누운 사람을 마취한 뒤,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은 채 깨울 경우, 환자의 상처는 놀랍게도 처치를 받은 것처럼 치료 효과를 얻기도 한다. 환자가 자신이 마취 상태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고 믿는 것만으로 실제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1. 플라시보 효과의 엄청난 위력
플라시보 효과가 처음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지만, 1970년대까지 플라시보 효과에 관한 미스터리는 확실히 풀리지 않았다. 현재도 이 현상을 완전히 파헤치려는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플라시보 효과가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다는 것.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고, 의사의 진찰을 받은 뒤 처방에 따라 약을 구입해 먹는 일련의 과정에서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난다. 설령 약이 아무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졌더라도 잠재적으로 자신이 이제 치료될 것이라고 굳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학자들은 이러한 효과는 극대화하고 약물의존 등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플라시보 효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끝>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