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률 제고 위해 가이드라인 완화
[뉴스핌=이영기 기자]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가운데 저등급 회사채가 나오는 대로 속속 팔려나가 귀한 몸이 되고 있다.
금리를 조금만 올려 발행하거나 신용상태가 회복되는 기미만 보여도 해당 회사채에 투자자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과 5년물 금리가 각각 2.63% 및 2.74%로 기준금리 2.75%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채의 투자 메리트가 부각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 2월 하순에는 은행채나 특수채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저점을 찍고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회사채는 여전히 스프레드를 축소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수요예측에서 등급 A-인 현대비앤지스틸 회사채는 발행규모 300억원에 1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SKC(A) CJ올리브영(A-) 대성홀딩스(A+) 등도 기관투자가가 몰려 각각 2.9 대 1, 2.6 대 1과 2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심지어 신용등급이 'BB0'로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동양 회사채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450억원에 무려 3280억원이 청약해 환대를 받았다.
물론 법인대상 450억원에도 상당한 수요가 몰렸다.
동양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이 귀해진 상황에서 현금흐름 개선에 따른 신용리스크의 저하가 주효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신용등급이 AA-로 같은 GS건설에 비해 투자자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삼성물산의 3년과 5년만기 회사채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무려 1조11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각 만기에 대해 개별민평보다 5bp와 2bp높게 금리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신용도나 금리에 투자자들이 세밀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동양이나 삼성물산은 궤를 같이 한다.
저금리 기조의 심화는 투자자들의 수익률 저하로 연결돼 결국 수익률 제고를 위해 같은 금리라면 회사의 신용도 요소에 같은 신용도라면 금리에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김기명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저금리 기조는 기관투자자들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투자가능채권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등급 이하 회사채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돼 스프레드 축소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저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세력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