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총선 이후 안갯속 정국으로 치달은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치솟았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독일 국채가 상승했고, 장중 오름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는 마감을 앞두고 하락 반전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양적완화(QE)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가 진정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bp 상승한 1.88%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2bp 오른 3.08%를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은 보합을 나타냈다.
장중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84%까지 하락,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원에 출석한 버냉키 의장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QE의 효과가 잠재적인 부작용보다 크며, 이에 따른 리스크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록에서 QE의 조기 종료 가능성이 드러난 것과 달리 이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지속적으로 QE를 시행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판단했다.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의 래리 밀스타인 매니징 디렉터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가 국채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시장의 관심은 온통 QE의 조기종료 여부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미츠비시 UFJ의 토마스 로스 채권 트레이더는 “버냉키 의장이 비둘기 파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낸 만큼 국채시장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 S&P/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지난 12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8% 상승해 2006년 7월 이후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1월 주택 판매 역시 전월에 비해 15.6% 급증한 43만7000건으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2월 소비자신뢰도 3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탈리아 국채는 정치 리스크로 인해 14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은 40bp 상승한 4.89%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국채 대비 스프레드도 50bp 뛴 344bp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동반 급등했다. 이날 장중 수익률은 43bp 폭등, 지난해 8월2일 이후 최대폭으로 뛴 후 상승폭을 20bp로 축소하며 5.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이 39bp 급등한 6.56%에 거래됐다.
바클레이스의 기세페 마라피노 전략가는 “이탈리아의 선거 결과가 금융시장에 가장 커다란 악재”라며 “당분간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1.45%를 나타냈다. 핀란드 10년물 수익률 역시 8bp 내린 1.66%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