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금리 낮춰, 올해 2조원 책정
[뉴스핌=이강혁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건설. 토목과 건축공사업을 주로하는 이곳은 중견 종합건설사다. 지난해 급격한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S건설은 하지만 지난해 연말을 앞둔 11월 초 기적처럼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면서 경영난을 벗어났다. 신용보증기금의 건설사 유동화증권(CBO) 발행 보증지원을 통해서 30억원을 적시에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악화로 새로운 공사수주를 받아도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운전자금 확보가 어려웠다"며 "신보의 유동화보증을 통해서 30억원을 지원받아 외형성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5일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밑바닥을 떠받치고 있는 건설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공멸의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중대형건설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권의 각종 채권·채무때문에 자금조달이 막혀 문을 닫아 걸어야할 위기에 처한 건설사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런 건설사들에게 신보의 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은 유동성 확보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발행금리를 낮춰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지원되면서 안정적으로 장기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건설사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건설업은 국가경제의 고용과 생산유발 효과가 높은 기간산업"이라면서 "중요성이 높은 만큼 신보에서도 지원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동화증권은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 또는 신규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도입됐다.
신규발행 회사채를 모으기 때문에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 보증기관의 위험도 작고, 회사채를 기초로 발행돼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신보의 건설사 유동화증권 보증지원 실적은 2010년 4020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가 본격화된 2011년에는 7340억원, 2012년에는 8350억원까지 크게 확대된 상태다.
올해는 건설사 유동화보증 신규공급 규모를 2012년 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난 2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첫 발행은 오는 27일 이루어질 예정으로, 건설사 유동화증권 540억원 규모가 발행된다.
다만 시장수요나 경기상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게 신보의 방향성이다. 때문에 현재의 건설경기 악화 상황을 고려하면 신규공급 규모를 2조2000억원까지 늘릴 수도 있다.
올해 말까지 건설사 유동화보증 총액은 차환편입잔액을 포함해 3조7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신보 관계자는 "올해 건설사와 중소·중견 유동화증권 발행은 예년보다 빠른 2월부터 시작해 매월 발행을 정례화하기로 했다"며 "회차별 발행 규모는 시장 상황 및 자금 수요를 봐가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보는 올해 최대 규모의 신용보증 지원 계획 수립했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내수와 수출의 동반 위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보증 총량을 신보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40조5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보증을 상반기 조기 집행키로 했다.
일반보증 신규공급액은 10조5000억원으로, 3분의 2 수준인 7조원을 상반기에 공급한다.
이외 어려움에 처한 중소 수출기업과 건설사에 대한 지원 강화, 혁신형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지원, 저신용기업 보증지원 확대 등을 통해 위기 극복과 성장의 선봉장 역할을 다한다는 게 신보의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