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주식 상승 '견인차' 관측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월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금이 밀물을 이뤘다. 자금 유입이 10여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자금 홍수가 주가 정점과 버블 붕괴의 신호였던 과거와는 다르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오히려 값싼 유동성이 주식 상승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5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인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ETF로 유입된 투자자금은 39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2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금액이다. 또 당시 유입액인 346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공교롭게 2000년 2월 증시로 최대 규모의 자금이 밀려든 후 3월 닷컴 버블이 붕괴, 공포스러운 주가 하락이 펼쳐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지만 지난 1월 홍수를 이룬 자금 유입이 우울한 주가 전망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시는 2009년 3월 저점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해당 기간 순매도를 기록한 펀드 매니저들은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지난해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에서 867억달러의 자금을 순유출 했다. S&P500 지수가 16% 상승했지만 투자자금은 버블 논란이 뜨거운 국채와 회사채 시장으로 몰렸다.
연초 이후 국채시장과 주식시장은 뚜렷한 반전을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지수가 1만4000선을 넘어선 반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 선까지 치솟았다.
투자가들은 유로존과 미국 매크로와 관련된 잠재 리스크가 없지 않지만 주가 상승 추세가 다시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포춘은 지난달 대규모 자금 유입을 동반하며 뉴욕증시가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비중 축소보다 매수 확대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대규모 자금 유입에 따른 부작용을 배제하기 힘든 만큼 일정 부분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포춘은 강조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제시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이 증시에 강한 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은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경제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유동성이 주가를 들어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