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비구이위안(碧桂圓)의 젊은 여주인
[뉴스핌=김영훈 기자] 중국 재게 안팎에서는 지난 2007년 양후이옌(杨惠妍) 이라는 26세의 젊은 여성이 화제의 인물이 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끌었다.
당시 양후이옌은 무려 700억홍콩달러(당시 약 8조40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자산으로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부호 1위에 깜짝 등극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성 중 최고의 갑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그녀의 직함은 광둥 성 유명 부동산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园) 이사였다. 비구이위안은 중국에서 몇째안에 드는 부동산 건설 기업이다. 이름 석자 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양후이옌이 최고 부호에 등극한 것은 이 회사의 오너인 ‘부자 아빠’를 둔 덕이었다.
아버지인 양궈창 회장은 젊어서 부터 공사판 벽돌공 등을 전전하다가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한 인물로 중국 재계에서는 맨손으로 억만장작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양 회장은 2005년 회사 주식의 70%를 둘째딸인 양후이옌에게 양도 했는데,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함과 동시에 주가가 폭등했다. 양후이옌은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이듬해에도 최고 부호 자리를 유지했다. 현재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자산이 330억홍콩달러로 반토막 난 상황이지만 사업이 꾸준히 확장되면서 양후이옌의 몸값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양후이옌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마케팅과 물류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비구이위안에 합류했다. 하지만 경영 승계 작업은 그녀가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병 치료차 미국에 머물던 양 회장은 딸에게 사업 승계를 약속했고, 이후 양궈창 회장은 자신과 함께 했던 옛 경영진을 미국에서 데려온 새로운 멤버들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2007년 양 회장은 회사를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에 앞서 “딸에게 주식을 양도한 것은 비구이위안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서 였다”며 2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또 둘째 딸인 그녀가 기업을 승계한 것은 특출난 재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외아들이 사고로 어릴 적에 사망하고, 큰딸은 지적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 일가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양후이옌이 언론에 직접 노출된 적도 없고, 직원들 조차 그녀와 대면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한다. 다만 그녀를 어릴 적부터 봐 왔다는 한 측근 임원은 “(양후이옌이)말수가 적지만 늘 미소를 띄며 밝게 살고 있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그녀의 오하이오 주립대 동창생도 “중국 최고 부호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워낙 조용해 재벌가의 딸이라는 것을 포함해 유학생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양 회장이 어릴 적부터 자녀들에게 경영수업을 시킨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양후이옌은 13세 때부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후 양 회장은 딸에게 왜 자신이 그런 발언을 했으며, 부하들을 어떻게 훈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곤 했다고 측는들은 귀뜸했다.
아직 젊은 만큼 한때 결혼 여부가 화제가 됐으나 25세 때인 2006년 결혼한 것으로 확인돼 많은 주변 남성들이 그녀에 대한 선망을 접어야했다. 아시아 최고 부자 여성의 부군이 된 행운의 남성은 칭화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한 사람으로 중국 동북지역 고위 공무원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