쭝칭허우의 외동딸, 와하하 그룹의 차기 총수
[뉴스핌= 김영훈 기자] 중국 사회도 남아 선호사상 때문인지 재벌가 경영 승계에 있어 1순위 후보로 딸보다는 역시 아들을 우선하는게 전통적 관행이었다.
하지만 해외 유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경영 일선에서 전문성을 쌓은 실력파 딸들이 늘면서 이같은 분위기도 차츰 바뀌고 있다. 중국의 유력 기업들 가운데는 아들이 없거나, 있어도 능력이 안되거나 너무 어리다는 등의 이유로 아들을 젖혀두고 딸을 후계자로 내세우는 곳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익힌 경영 감각에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까지 갖춰 중국 재계가 주시하는 무서은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나이가 30대 초반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앞으로 50년가량은 이들의 손에 기업의 명운이 갈릴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여성 신분의 대기업 총수 후보로서 부모의 바톤을 이어 각 기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재벌가의 7공주'는 누구인지그 면면을 짚어본다.
다음은 게재 순서.
①쭝푸리(宗馥莉ㆍ31)...와하하 그룹 쭝칭허우 딸 ②양후이옌(楊惠姸ㆍ31) 비구이위안 양워창 딸③류창(劉暢ㆍ32)...신시왕그룹 류융하오 딸④쭤잉(左潁ㆍ30)...쭝선 쭤쭝선 딸⑤인쒀웨이(尹索微ㆍ25)...리판(力帆) 인밍산 딸⑥멍완저우(孟晩舟ㆍ40)...화웨이 런정페이 딸⑦주성친(朱聖琴ㆍ36)...후이위안 주신리 딸. <편집자 주>
①쭝푸리
중국 음료업계의 대부이자 중국 최고 부자(2012년 포브스)인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娃哈哈)그룹 회장의 외동딸 쭝푸리(宗馥莉 31세). 그녀는 2005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와하하 샤오산(蕭山)2호 지국 관리위원회 부주임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에 들어갔다.
아버지의 치밀한 승계 작업에 따라 그녀는 입사 후 분유, 소스, 기계, 포장, 수출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며 경영 능력과 감각을 키워하고 있다.
현재 와하하그룹의 영업은 ‘1부’와 ‘2부’로 구분돼 있다. 1부는 충칭허우 회장과 그룹 원로들이, 2부는 쭝푸리와 그가 뽑은 팀원들이 꾸려간다.
회사의 핵심인 영업을 이처럼 딸에게 따로 떼 준 것 역시 쭝 회장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나이가 어린 딸을 회사 원로 임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는 배려에 따른 조치다.
또 딸에게 이것저것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사업 수완을 발휘해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쭝푸리는 업계와 사내에서 ‘철낭자’로 불릴 정도로 패기와 강단이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늦게 퇴근하는 성실성과 근면성도 아버지를 쏙 빼 닮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인사 부분에 있어서는 부녀가 서로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는 한번 뽑은 사람은 이변이 없는 한 끝까지 함께 간다는 의리주의다. 반면 딸은 무엇보다 효율을 앞세워 직무에 맞지 않으면 언제라도 자리를 갈아 치우는 성향이다.
딸 쭝푸리는. 동시에 적합한 인재일 경우 나이와 학벌 지연 등을 가리지 않고 중용하는 실리 위주의 인사에 치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직원들에게 자신을 ‘켈리(그녀의 영어 이름)’나 ‘푸리’로 편하게 호칭할 것을 요구하는 등 직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강조하다.이처럼 원칙과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릴 때 건너간 미국생활의 영향이기도 하다.
그녀는 캘리포니아주의 페퍼다인 대학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볼 때 쭝푸리의 사업 승계에는 별 무리와 특별한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와하하 그룹은 식음료를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의 간판격 대기업으로서 직원만 3만명에 달하는 거대 그룹이다.
이 거대 그룹을 한단계 더 도약 시키고, 나아가 아버지와 다른 자신 만의 퍼포먼스도 더해야 하는 게 그녀에게 주어진 과제다. 특히 최근엔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그녀가 이제 와하하를 글로벌기업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지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