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흥아해운 등…높은 운임 유지 관건
[뉴스핌=서영준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해운업이 불황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해운사들의 자구책이 빛을 발하고 있다.
단기간 내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운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 10조 5894억원을 기록해 국적선사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경기회복 지연과 유럽 재정위기 지속에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7.4% 증가한 결과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영업 적자가 이어졌지만, 주요 노선의 운임 인상과 노선합리화, 비용절감 녹력으로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한진해운은 영업손실 1098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5129억원에 비해 78.6% 적자폭이 축소됐다.
올해도 한진해운은 높은 수준의 가동률 유지와 적시 운임 인상 등으로 불황을 타개해 나갈 방침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컨테이너 시황은 미국과 중국 경기회복 본격화, 유럽 재정위기의 진정 등으로 물동량 회복이 예상된다"며 "벌크 부문은 단시일 내 시장 회복이 어렵지만 운임 인상과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으로 올해 순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대형 해운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11억 14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7040억 8600만원을기록했다.
흥아해운의 이 같은 실적은 아시아 지역 틈새 시장에 주력한 결과다. 특히 중국 및 동남아시아 노선에서 높은 운임을 유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 및 케미컬화물 전문 운송업체로 현재 일본(12개)·중국(10개)·동남아(16개) 지역에 총 38개 항로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86%가 컨테이너선 부문에 집중돼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국가들의 양호한 경제성장으로 역내 교역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이들 지역에 주로 투입되는 소형 컨테이너선들에 대한 발주 부진으로 수급이 맞지 않아 다른 노선에 비해 높은 운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중견해운사인 장금상선, 폴라리스쉬핑 등은 지난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와 올해 역시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금상선은 중국-한국 노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아시아 역내 항로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며 "폴라리스쉬핑은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 브라질 발레와 포스코 등 글로벌 화주들과의 전용선 서비스에 주력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