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존의 부양 기조를 재확인한 데 따라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
반면 기술적 저항선을 뚫으면서 상승 탄력을 과시하는 유로화가 1.36달러 선에 근접, 201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단기적인 숨고르기에 나섰던 엔화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55% 오른 1.3566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환율은 1.3587달러까지 상승하며 유로화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엔화에 대해서도 유로화는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유로/엔은 0.97% 뛴 123.60엔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0.41% 오른 91.10엔에 거래,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0.38% 내린 79.27에 거래됐다.
이날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로금리와 월 850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했다.
양적완화(QE)의 조기 종료와 관련한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과 달리 연준은 미국 경제 성장이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 기존의 부양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연준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달리 실물경제가 하강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실업률이 상당폭 하락할 때까지 QE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연준이 기존의 팽창적 통화정책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은 4분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0.1% 성장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BNP 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외환 전략가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고용을 포함한 실물경기가 연준의 유동성 공급을 가로막을 만큼 개선된 조짐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는 달러화 ‘팔자’에 나설 충분한 이유”라고 전했다.
이날 연준 회의 결과와 관련, RBS의 브라이언 데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시장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며 “제로금리 유지와 자산 매입 등 시장이 만족스러워 할 만한 결과”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장중 14개월래 최고치로 오른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이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CB가 금융권에 제공한 3개월 만기 자금은 37억1000만유로로, 은행권의 장기저리 대출 상환 움직임에 이어 위기 상황이 진정된 사실을 드러냈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의 금융권이 안정을 찾는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