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델 컴퓨터가 차입매수(LBO) 타깃으로 부상한 가운데 잠재적인 피인수 대상 기업의 회사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등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델에 대한 사모펀드의 ‘입질’이 저금리를 앞세어 신용시장을 냉각시키는 기업 인수합병(M&A) 움직임이 재개되는 신호탄이라는 것이 파생상품 시장의 트레이더의 판단이다.
미국의 증권 예탁 및 청산 기관인 DTCC에 따르면 델의 CDS 거래 규모는 지난 18일 기준 한 주 동안 1000여개 종목 가운데 10위권 이내로 진입했다. 젅 71위에서 급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거래 금액은 일평균 3억달러로 전월 평균치인 1억달러에서 세 배 늘어났다.
최근 퀘스트의 CDS 프리미엄이 1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나보스 인더스트리의 CDS 프리미엄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역시 LBO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프리미엄을 끌어올렸다.
퀘스트의 CDS 프리미엄은 사모펀드의 델 LBO 움직임이 본격화된 이후 38.5bp 급등, 123bp로 올랐다.
잠재적인 LBO 가능성으로 인해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것은 기업 인수를 위한 레버리지로 인해 대차대조표 상 부채가 늘어나고, 이는 기업 신용 건전성을 떨어뜨리는 한편 신용등급 강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BO의 핵심 자금줄인 정크본드 금리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금융시스템의 회복에 대한 신뢰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델의 LBO가 성사되는 것은 물론이고 추가적인 M&A가 꼬리를 물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사모펀드 업체가 LBO를 위해 예비한 자금은 36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스 미켈슨 신용 전략가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사모펀드가 LBO에 적극 나선 것은 사실상 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LBO 리스크가 올해 상반기 신용시장의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프리드슨비전의 마티 프리드슨 최고경영자도 “저금리와 강한 회사채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잠재적인 기업 인수합병자를 시장에 유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LBO 시장 규모가 1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2년간 평균치인 10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