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상환 가능성 높아
[뉴스핌=이영기 기자] 현대상선이 회사채 차환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우선 차환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보름 남짓 지나 만기도래 하는 회사채 2400억원을 지난해말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상환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운시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대상선은 유동성 확보 노력을 계속 해야하는 입장이다.
17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만기 3년 상당 회사채는 지난 1개월동안 민평금리보다 11%p 가량 높게 거래되는 양상이다. 민평금리 수준은 5%내외.
올해 만기도래하는 현대상선의 회사채는 7200억원이다.
특히 오는 2월 8일 2400억원, 5월에 2000억원 등 상반기중에 4400억원을 차환해야 하는 현대상선은 회사채 시장 동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대상선은 등급전망은 지난해 연초에 이미 '부정적'으로 내려앉았지만 연말에 2000억원 규모의 증자로 신용등급과 전망을 'A/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현대상선은 2400억원 차환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피업종에 대해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어 발행금리 등 회사채 차환의 여건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지난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 보유량이 8000억원 수준이라 차환하지 않고 상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현대상선의 상황에 대해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크라운제과 처럼 환영받을 수 없는 입장인 현대상선은 우선 보유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하고 사정을 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해운불황 지속으로 차입금 순상환은 어렵기 때문에 상환 이후 회사채를 다시 발행하는 등 유동성 확보는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만기도래 회사채 물량이 7200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번에 도래하는 2400억원의 상환이냐 차환이냐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현대상선에게는 회사채 시장에서 기피되는 해운업종이라는 점과 지난해 웅진사태 이후 회사채 등급 'A'에 대한 경계감까지 높아지고 있는 점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형국이다.
한편, 현대상선과 회사채 등급은 'A'로 같지만, 내수업종으로 업종이 다른 크라운제과는 지난 3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00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리는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