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미국 '재정절벽' 탈출 효과로 뉴욕 증시가 랠리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출구 전략을 꾀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합의안 마련에 성공했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이 아닌 만큼 또 다시 의회 갈등이 불안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를 포함한 뉴욕 증시 주요 지수들은 모두 2% 안팎의 상승을 보이며 새해를 힘찬 랠리로 출발하는 분위기다.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오르는가 하면 S&P500지수도 1.7%의 상승을 연출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재정절벽 이슈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아직 미완성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증시 강세에도 불구 매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정치적 리스크 컨설턴드인 로렌스 맥도날드는 전일 의회가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합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랠리동안 내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10 발가락에 지닌 모든 주식을 팔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부 월가의 정치 분석가, 이코노미스트, 그리고 고문들도 이같은 위기감에 공감하면서 부채 상한선 이슈와 지출 감소, 세금제도 개선 등과 관련한 정치권의 갈등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FBR의 에드밀스는 "공화당 에릭 캔더 하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보수주의 성향의 인물들이 부채한도 협상 등과 관련해 또다시 반대의사를 내놓으면서 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번지점프는 새로운 도전을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이미 법정 상한선인 16조 3940억 달러에 이미 도달하면서 오는 3월 1일 안에 한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화당측이 예산 삭감을 동반하지 않은 한도 증액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는 만큼 또 다시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다.
이날 라보뱅크는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2월까지 투자 및 소비지출이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시장이 랠리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경기 회복은 정치적 협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둔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1.5%선에 그쳐 올해의 2.2%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트스피드파이낸셜의 벤 스와츠 전략가는 "재정절벽 협상이 합의를 이뤘으나 월가가 이로 인해 크게 흥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방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재정절벽 협상에 따른 시장의 랠리가 단기적인 반응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