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OCI가 경기 한파를 맞아 좀처럼 침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폴리실리콘 계약해지가 이어지면서 내년 경기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탓이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는 지난 28일 스페이스 에너지 코퍼레이션과 1601억8200만원, 1338억9000만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계약해지를 공시했다. 계약 상대방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계약 이행 불가능이 계약 해지 사유였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세미머티리얼즈와 2417억8700만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 세미머티리얼즈가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계약해지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3건의 공급해지는 총 5258억5900만원 규모로 지난해 매출의 12.30%에 달한다. 물론 해지된 폴리실리콘 계약이 5~6년간 장기계약이었던 만큼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올 초에도 OCI는 3219억5300만원 규모의 계약해지를 당한 바 있다. 올해에만 총 5건, 약 9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계약이 해지된 셈이다.
태양광 가격 정보사이트 PV인사이트는 “태양광 밸류체인가격은 크리스마스 연휴로 인한 EU와 미국의 거래량 감소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로써 전반적인 가격 경쟁 또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5.3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연말을 맞아 16달러 선까지 무너진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까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 2위인 한국실리콘이 지난달 부도 냈던 것을 감안하면 폴리실리콘 업계의 구조조정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치킨레이스가 될 전망”이라며 “2013년 EU의 경기침체와 미국의 재정절벽 위기가 해소되기 힘들어 보이는 만큼 태양광 업계의 시련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