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 부동산 시장이 2018년까지 3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주택 버블 당시 착공한 선벨트 지역의 경우 하락 추세가 앞으로 10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낙폭이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권 부실과 부채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08년 고점 대비 30% 급락한 부동산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진단과 달리 시장 전문가는 스페인 부동산 시장의 하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RR 데 아쿠냐 앤 어오시아도스의 페르난도 로드리게즈 부대표는 “스페인의 부동산 시장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지난 5년간 공급 과잉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200만호에 이르는 주택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선벨트 지역의 주택시장이 향후 10~15년에 걸쳐 50%에 이르는 폭락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기존 주택이 80만호에 이르며, 팔리지 않은 신규 주택이 70만호에 달한다. 여기에 건설이 진행중인 주택이 250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로 나온 압류 주택은 30만건으로 나타났고, 여기에 15만건의 주택이 압류 절차를 진행중이어서 매물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페인의 연간 주택 수요가 20만건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급 불균형은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의 상당수를 허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의 시장 진단과 크게 엇갈린다. 라호이 총리는 경기 회복이 2014년까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주택시장은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했다.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권 부실이 추가로 불어날 공산이 크다. 이미 45억유로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방키아가 135억유로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추가로 지원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스페인 현지 언론은 은행 구제금융으로 인해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EU의 예상치인 6.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EU는 당초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4.5%로 예상했으나 상향 조정했다.
은행권의 디레버리징과 부실 자산 매각이 지속되고 있어 자산 가격 하락이 단시일 안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산탄데르가 최근 자산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을 60% 후려쳤고, 방코 사바델 역시 70% 떨어뜨린 가격에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