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기어이 막장까지 왔다. 이제 바로 한발 앞이 아득한 재정절벽의 끝머리다.
워싱턴이 오는 31일 이전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당장 내년부터 시작되는 6000억 달러의 자동적 재정감축과 증세로 미국 경제는 재정절벽 아래로 추락하며 더블딥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난 주 목요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을 압박할 요량으로 세금감면 혜택 연장기준을 100만달러 미만으로 제시한 자신의 대체안 '플랜-B'의 하원 표결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공화당 내부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플랜-B 표결 실패는 베이너 의장이 채택한 기준보다 부유층 증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제안이 공화당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협상 시한인 올해 말 이전에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을 강화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너 의장에게 연소득 40만 달러 미만을 감세혜택 연장 기준으로 역제안한 바 있다.
결국 베이너 의장은 예산협상이 2013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시장의 우려만 키우는 꼴이 됐다.
이런 와중에서도 S&P500지수는 4주래 최고의 주간실적을 기록하는 등 탄력성을 잃지 않았다. 지난주 주간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4%,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1.7% 올랐다.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도 연내에 모종의 재정절벽 타결책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번주 월요일 증시는 일찍 문을 닫는다. 물론 크리스마스에는 휴장한다. 월가는 수요일 정상적인 거래를 재개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대부분 연말 휴가로 자리를 뜬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남은 기간 거래는 극히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마지막 5거래일간의 거래량은 2011년 나머지 기간에 비해 평균 49% 가량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가 반복된다면 이번주는 지극히 한산한 거래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여느 연말과 달리 시장을 뒤흔들 대형 뉴스가 터져나올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이 두가지 요인의 결합은 곧바로 시장 변동성으로 연결된다.
이번주 나올 지표들은 예외적으로 강력하지 않으면 시장의 주목을 받기 힘들다. 시장 참여자들의 눈과 귀가 온통 워싱턴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양호한 거시지표 흐름이이어질 경우 주춤되는 재정절벽 협상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과도한 매도세를 피할 수 있다.
지난 수개월간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로 눈길을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이동의 증거로 방위산업주의 강세를 꼽을 수 있다. 국방비 지출이 예산협상의 핵심 이슈중 하나이기 때문에 방위산업주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지수가 9개월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목요일에 발표되는 주간실업청구수당건수는 직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신규청구건수가 직전주의 36만1000건에서 36만건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