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부담으로 연일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엔화가 반등했다.
달러화도 동반 상승, 재정절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0.4% 내린 1.3188달러에 거래됐다. 유로/엔 역시 0.6% 떨어진 111.08엔을 기록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와 엔화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0.2% 내린 84.24엔을 기록해 엔화가 달러화 대비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45% 상승한 79.61을 나타냈다.
이번 주말까지 재정절벽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기대를 모았던 투자자들은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의장의 절충안이 폐기되면서 내년 증세 및 재정지출 삭감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투자가들은 내주 크리스마스 휴일 이후 막판 타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일단 리스크를 경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RBS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재정절벽 협상 불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그 결과가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번 플랜B의 좌절은 백악관과 의회가 어떤 해결책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시장에 던졌다”고 전했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댄 도로 리서치 헤드는 “외환시장에 이보다 더 커다란 리스크는 없다”며 “협상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고, 그만큼 내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약세는 재정절벽 리스크에 따른 ‘리스크-오프’ 움직임과 함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에 따른 부담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몬티 총리는 그의 사임 의사를 공식 밝히면서 13개월간의 임기를 사실상 종료했다.
게인 캐피탈 그룹의 에릭 빌로리아 외환 전략가는 “몬티 총리의 사임은 당분간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임기 중 그는 긴축안을 이행하는 데 뛰어난 정책 수행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상품선물거래소는 지난 18일 기준 주간으로 유로화 순매도 포지션이 9736계약으로 한 주 전의 3만 1623계약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유로 매도 폭은 2011년 9월 이후 최소 규모로, 유로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